인천사서원, 박인숙(56) 요양보호사는 돌봄 현장을 지킨 숨은 영웅

각양각색 돌봄 대상자 만나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9개월간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코로나19 긴급돌봄서비스를 맡아 어떤 어려운 상황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현장에 나섰다.

박 씨는 요양보호사 자격뿐만 아니라 장애인활동지원사, 간호조무사, 여기에 책임감과 성실성이 더해져 계속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 시설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이런 능력 덕분에 확진자가 급증했던 올해 초엔 쉴 틈이 없었다. 닷새간 확진자를 돌보고 PCR 검사하고 하루 이틀 쉬고 다시 현장으로 나가는 생활을 서너 달 계속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출근도 하지 못한 채 원룸에서 지내던 20대 시각장애인을 만났고 암 투병 중인 보호자의 확진으로 혼자 있어야 했던 4살 아이를 돌봤다. 직원 전체가 걸려 돌봄을 거의 중단해야 했던 요양원에선 사흘간 시설장과 둘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박인숙 요양보호사는 “자가격리 중이던 한 노인은 치매 증세로 혼자 지내기도 어려운데 어린 발달장애 손주가 있어 긴급돌봄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확진자가 있는 시설에도 나가 일을 해야 했기에 언제나 위험이 가까이에 있어 늘‘이번만 하고 그만하자’고 마음먹었다가도 긴급하다는 연락이 오면 힘들어할 사람들이 생각나 현장으로 가곤 했다”고 말했다.

또 서비스를 제공하며 계층 격차를 느끼기도 했다. 저소득층 노인들이 지내는 요양원은 건물도 낡은 데다 시설도 열악하다 보니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다른 질병에 걸릴 수 있을 정도로 감염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중산층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은 ‘집보다 낫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깨끗하고 친절했다.

그는 출중한 실력 덕분에 최근 한 요양병원에 취업했다. 긴급돌봄과 작별하며 “인격적으로 대해달라”고 당부한다.

박인숙 요양보호사는 “긴급돌봄 요양보호사는 며칠만 잠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돌봄서비스가 아닌 허드렛일을 시키는 등 막 부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우리도 시설 종사자들처럼 감정 노동을 하는 데다 긴급한 상황에 생긴 돌봄 공백을 함께 해결해보자며 현장으로 나가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사람이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그 시설에서는 다시 일할 수 없다”며 “같은 동료로 대해줄 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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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