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다시 열리는 대한제국의 영빈관 ‘덕수궁 돈덕전’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9월 25일(월) 오후 3시 덕수궁 돈덕전 1층 기획전시실에서 돈덕전 개관기념식을 개최하고, 9월 26일(화) 오전 9시부터 정식 개관한다.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 칭경예식에 맞추어 서양열강과 대등한 근대국가로서의 면모와 주권 수호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고자 1902년~1903년에 걸쳐 황궁에 지은 서양식 영빈관으로, 1921년~1926년 훼철됐다.
* 칭경예식: 1902년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대규모 국제행사로 기획한 예식(전통식과 서양식이 혼합된 예식)으로서, 돈덕전은 이 행사를 위한 서양식 영빈관으로 지어졌다. 대한제국은 이 행사를 통해 황제의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냉엄한 국제 사회에서 중립국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하려 하였다. 그러나, 콜레라의 창궐로 국제행사는 무산되고, 같은 해 11월 국내행사로 축소되어 전통방식의 예식만 경운궁(덕수궁)내에서 거행됐다.

문화재청은 2015년부터 덕수궁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역사문화자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덕수궁 복원정비사업을 추진해왔으며, 돈덕전은 2017년에 발굴조사, 2018년에 설계를 마친 뒤 2019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전시를 위한 자료조사와 공간설계는 건축공사 중인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으며 전시물 제작․설치 및 인테리어를 올해 오는 9월 24일까지 마무리했다.

새롭게 개관하는 돈덕전은 100년 전 대한제국 외교의 중심공간이었던 역사성을 고려하고, 현대에 맞는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대한제국 외교사 중심의 전시와 기록보관(아카이브) 및 도서 열람, 국내외 문화교류와 예술행사 를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먼저, ▲ 1층은 고종의 칭경예식 등 당시 대한제국의 모습을 영상에 담은 상설전시실 Ⅰ(대한제국 영상실)과 다양한 기획전시와 국제행사가 가능한 기획전시실로 구성된다. 이어서 ▲ 2층에는 한국 근대 외교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상설전시실 Ⅱ(대한제국의 외교)와 20세기 초 서양의 살롱을 동기(모티브)로 하여 가구와 조명등을 배치하고, 각종 도서와 영상자료 열람과 학술회의, 소규모 공연 등이 가능한 32개의 좌석과 이동형 책장까지 갖춘 아카이브실(대한제국 자료실)이 자리한다.

이외에도 복도 바닥은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타일을 재현하여 장식했고, 천장과 벽에는 100년 전 분위기의 조명등을 달았으며, 층별로 대한제국 시기의 서울 풍경(1층)과 당시의 주요 인물들(2층)을 디지털 액자에 담아 전시했다.

한국 근대외교가 주제인 상설전시실 Ⅱ는 ▲ 프롤로그, ▲ 근대 외교의 시작 - 만국공법의 세계로, ▲ 격동의 시대, 그리고 외교관들, ▲ 제국에서 민국으로, ▲ 에필로그의 5개 구역으로 구성하였다. 이곳에서는 외교의 중요한 사건뿐만 아니라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 마지막 주영공사 이한응 등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며 대한제국의 주권과 자주 외교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외교관들과 주요 인물들의 삶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화가이자 초대 주미공사관원인 강진희(1851~1919)가 1883년 미국에서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두 대의 기차를 그린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화차분별도(火車分別圖)>와 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 소장 유물로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먹으로 덧칠해 그려 넣은 <서울 진관사태극기>(보물)도 만날 수 있다.

25일 개최되는 개관 기념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응천 문화재청장, 주한 각국 대사,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종교계(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 문화예술계 등 국내외 인사 90여 명이 참석한다. 행사는 개관 경과보고, 격려사 및 기념사, 개관 기념 대붓 공연(퍼포먼스), 돈덕전 내부 관람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돈덕전이 앞으로 문화교류와 공공외교의 공간(플랫폼)으로 활발하게 이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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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