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4건 후보 성과 평가·검증…‘2023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발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 성공과 초소형유전자가위 개발 및 기술수출 등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에 기여할 우수 R&D 성과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각 부·처·청이 선별·추천한 총 854건의 후보 성과를 대상으로 선정평가위원회 평가와 대국민 공개검증을 거쳐 ‘2023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최종 선정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6개 기술분과별로, 기계·소재 19건, 생명·해양 24건, 에너지·환경 17건, 정보·전자 21건, 융합 11건, 순수기초·인프라 8건이다.
200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8년 차를 맞이한 우수성과 100선은 국가 발전을 견인해 온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범부처적으로 우수한 국가연구개발 성과를 선정하는 제도다.
◆ 기계·소재 분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성과는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1.5톤급 실용위성 발사체 개발에 성공해 독자적인 우주수송 능력을 확보했으며 국가 우주개발 계획의 실현에 이바지했다.
‘불 타지 않는 전고체 이차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저비용 대량생산 기술 개발(하윤철, 한국전기연구원)’은 차세대 전고체전지용 핵심소재(황화물 고체전해질)의 저가격 대량생산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에 국내외 특허 등록을 하고 기술사업화를 추진한 만큼 미래 전기 모빌리티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생명·해양 분야
‘초소형유전자가위기술 개발 및 기술수출(김용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다양한 조직에서 유전자교정치료가 가능한 고성능의 초소형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한 질환 치료제 공동개발 라이선싱을 해외 제약사와 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해 대안 치료제가 없던 희귀·유전환자들을 대상으로한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알츠하이머병 가속병인인자 혈액 ASM의 규명을 통한 새로운 항체신약 개발(배재성, 경북대학교)’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혈액 내 산성 스핑고미엘리나제(ASM)의 역할을 규명하고 치매 치료 효능이 높은 원천기술을 확보해 기술이전을 한 것이다.
이에 고령화 시대에 새로운 기전의 알츠하이머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ASM는 간, 비장, 폐 및 뇌에 축적되는 스핑고미엘린이라고 하는 복잡한 지질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효소로 결핍 시 조기 사망 및 희귀유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 에너지·환경 분야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위한 그린수소 생산 물 전기분해 핵심기술 국산화(조현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는 기존 기술 대비 3배 이상의 수소 생산밀도를 갖게 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가진 물 전기분해 기술을 국산화하고 GS건설, 테크로스, 테크윈 등 주요 수요기업에 기술이전을 했다.
아울러 ‘무급유 다단 원심 압축 기술 자기베어링을 적용한 대용량 다단계 원심식 냉매 압축 기술(이남수, LG전자)’은 다단계 압축 기술 적용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가진 대용량 냉매 압축 원천기술 확보 및 사업화에 성공했다.
◆ 정보·전자 분야
‘2차원 반도체와 양자점을 이용한 고해상도 칼라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개발(안종현, 연세대학교)은 정보·전자 분야의 우수성과로 선정됐다.
이는 LED 웨이퍼에 2차원 반도체를 활용, 고해상도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구동을 위한 반도체 회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특히 앞으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복잡한 제작 공정 단순화 및 고성능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석 기반 3차원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P형 트랜지스터(노용영, 포항공과대학교)’는 무기물 금속 할로겐화물 소재인 세슘-주석-요오드(CsSnI3)를 이용해 최고 성능의 P형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우수논문을 유명 학술지(Nature Electronics)에 게재한 것이다.
현재 OLED 구동회로로 상용화된 금속 산화물 반도체 트랜지스터보다 기술성이 우수하고 제조 단가도 낮아 향후 다양한 활용성이 기대된다.
◆ 융합 분야
‘초고감도 카이랄 분자 측정기술 개발(이승우, 고려대학교)’은 의약학 분야의 60~70%를 차지하는 카이랄성 분자를 육안으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은 우수 학술지 네이쳐(Nature)에도 관련 논문을 게재했고, 향후 바이오의약품의 초민감도 센싱 등 분야에 활용이 기대된다.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이용한 당 진단 및 당뇨 합병증 치료 시스템(한세광, 포항공과대학교)’은 당뇨 진단 센서가 장착된 스마트 콘택트렌즈 착용을 통해 무선통신기기와 연동·치료하는 데 활용 가능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 순수기초·인프라 분야
‘구리 산화의 작동원리 규명 및 녹슬지 않는 초평탄 구리박막성장기술 개발(정세영, 부산대학교)’은 구리가 산화되는 원인을 실험과 이론을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아울러 원자 한층 수준(0.2nm)의 평탄한 금속 표면을 구현하는데 성공해 우수 학술지 네이쳐(Nature)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폐암환자에서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성 예측(이세훈,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폐암 환자 ‘이미지-유전체-임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인공지능 기반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면역항암제의 반응성을 판별·분석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이번에 선정한 우수성과 100선 중 사회문제해결성과 10선도 함께 선정했다.
이를 위해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창출된 우수성과 가운데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선정하기 위해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사회문제해결성과’ 대국민 온라인투표를 진행했다.
국민의 체감도가 높은 성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피 한방울로 암 진단 가능한 바이오센서 개발(조윤경, 기초과학연구원)’은 신속하게 질병 진단을 할 수 있는 다공성 금 나노 전극 기반 바이오센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혈액·소변을 이용해 암과 같은 질병을 현장에서 바로 진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다.
‘사람처럼 촉각으로 느끼며 물체를 잡을 수 있는 로봇핸드 개발(황동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기계가 물체와 환경을 인지하고 촉각센서가 정보를 획득·저장할 수 있는 로봇핸드 구현 기술이다.
이를 바이오닉 의수 분야에 적용할 경우 고령자와 신체적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에서 로봇 핸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이 느끼는 해당 기술에 대한 체감도가 높았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과학기술은 국가 경제·산업 발전의 핵심 원동력이며 우리나라의 미래”라며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들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국가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우수성과 100선으로 최종 선정된 성과는 과기정통부장관 명의의 인증서와 현판을 수여한다.
또한 관계 규정에 따라 과제선정과 기관평가 등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으며, 선정된 연구자는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유공포상 후보자로 적극 추천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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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