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의 6·25전쟁 전사자 유품 보존처리 결과 담은 보고서 발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DMZ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유품 보존처리』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내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유품 보존처리는 문화재청과 국방부 간 협업에 따라 2019년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요청에 따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2020년부터 매년 전사자 유품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진행해 왔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철원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전사자 유품 중 보존처리 난이도가 높은 유품 총 625건 1,330점을 대상으로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수행하고 보존처리를 완료하였으며, 2023년에는 전사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6·25전쟁 격전지에서 수습된 유품 20건 22점에 대한 비파괴 조사와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에는 지난 4년간 보존처리 완료된 유품 1,352점 중 52점을 선정해 총기, 탄약, 군화, 단추, 개인장구, 개인소지품, 기타 등 총 7종류로 구분하여 과학적으로 보존처리한 과정을 사진자료와 함께 수록하였다. 특히, 무기질(금속)과 유기질(직물, 목재) 유품의 보존처리 방법과 3차원 전자화(3D 스캔) 등 과학적 조사에 대한 내용도 보다 자세하게 별도 논고로 작성하여 수록했다.

보고서에 수록된 사례 중 하나로 화살머리고지에서 출토된 ‘숟가락’은 보존처리 과정에서 현미경 관찰을 통해 6군데에서 신원을 유추할 수 있는 특정 글자와 표식이 확인되었다. 특히 손잡이 부분에 소유자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글자 3개가 있는데, 첫 번째 글자는 이(李), 두 번째 글자는 일(日), 단(旦), 긍(亙), 장(長) 등 여러 안으로 추정되며, 세 번째 글자는 숟가락의 너비가 좁아지면서 판독이 어려운 상태지만 보존처리를 통해 신원확인의 단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전사자 유해발굴로 수습된 총기에는 탄환이 장전된 경우가 있는데, 가열 방식의 탈염처리나 진공함침처리와 같은 고대유물의 보존처리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탄환 장전 총기류 보존처리에 적합한 비가열·비가압 방식으로 보존처리를 한 사례도 보고서에 소개됐다.

6·25전쟁 전사자 유품은 대부분 근·현대에 제작된 것으로 종래의 유적지 출토 매장유산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여러 재질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 손상되는 속도나 부식의 양상이 다른 만큼, 이번 보고서가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존에 관한 학술 자료로 활발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는 국립문화재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https://portal.nrich.go.kr)에 공개돼 있어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쉽게 열람하고, 학술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앞으로도 근·현대 문화유산의 과학적 보존처리와 조사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발간하여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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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