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자세, 단순 근력 문제 아냐…뇌에 각인된 '잘못된 기억'이 원인

전문가들은 자세 불균형의 더 깊은 원인이 우리의 '뇌와 신경계'에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몸은 뇌가 보내는 신호에 따라 움직인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서는 등의 습관적인 행동이 반복되면, 뇌는 이 불균형한 자세를 '편안한 상태'로 학습하고 기억하게 된다. 이른바 '자세 기억'이 뇌에 고착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잘못된 학습은 아무리 근력 운동을 해도 자세가 쉽게 원래대로 돌아가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근육을 강화해도, 자세를 통제하는 사령탑인 뇌의 기억이 바뀌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결국, 근본적인 자세 교정의 해법은 뇌가 새로운 패턴을 학습하도록 돕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 있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새로운 자극과 반복적인 학습에 따라 스스로 신경 회로를 재구성하는 능력을 말한다.
잘못된 움직임을 반복하면 그 패턴이 자동화되듯, 교정된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반복하면 뇌가 새로운 바른 자세를 '정상'으로 인식하고 학습하게 된다.
그렇다면 뇌의 새로운 학습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운동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요가와 필라테스를 대표적인 예로 꼽는다.
요가와 필라테스는 단순한 근육 강화 운동을 넘어선다. 깊은 호흡과 함께 자신의 몸 움직임을 하나하나 자각하는 과정은 뇌가 움직임을 더 선명하게 인식하도록 돕는다.
또한,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자극하는 작고 섬세한 동작들은 근육의 새로운 활성 패턴을 뇌에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좌우 대칭과 바른 정렬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훈련을 통해 뇌는 마침내 균형 잡힌 자세를 '편안하다'고 느끼게 된다.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도 뇌를 훈련할 수 있다. 운동할 때 단순히 동작의 개수를 채우는 데 집중하기보다, 내 몸의 어떤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반복적인 '자각'의 과정이 바로 뇌에 새로운 습관을 새겨 넣는 핵심적인 훈련이 된다.
한선숙 전문 기자는 이러한 뇌의 잘못된 기억을 바꾸고 새로운 움직임 패턴을 각인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요가와 필라테스를 꼽았다. “요가와 필라테스는 단순히 근력을 키우는 운동이 아니다”라며,“깊은 호흡과 함께 자신의 몸 움직임을 세밀하게 자각하는 과정은 뇌가 새로운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신체 패턴을 재학습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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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