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신의 각성은 '가짜 였다'...커피라는 이름의 생존 투쟁


아침을 깨우는 향긋한 커피 한 잔은 현대인에게 일상의 여유를 상징하는 하나의 의례(Ritual)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커피 없이는 업무가 불가능하다"거나 "살기 위해 마신다"는 고백이 농담처럼 당연시되는 풍경 뒤에는 섬뜩한 진실이 숨어 있다.


우리가 '활력'이라 믿었던 그 기운이 사실은 몸의 비명을 잠재우고 끌어다 쓰는 '가짜 에너지'라는 점이다.

▲ 아데노신의 눈을 속이는 임시방편
많은 이들이 집중력이 저하될 때 습관적으로 카페인을 찾는다. 카페인의 원리는 단순하다. 뇌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인 '아데노신'이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고, 뇌가 피로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속이는 것이다.

또한, 문제는 이 과정이 반복될 때 발생한다. 우리 뇌는 카페인 자극에 익숙해지면 자극이 있어야만 정상 수치를 유지하는 '의존성 구조'로 변모한다. 결국 커피는 능률을 높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마시지 않으면 일상적인 사고조차 하기 힘든 '멍한 뇌'를 만드는 주범이 된다.

▲ 신경계의 비명, 오후 3시의 선택이 밤 10시를 결정한다
대한영양학회의 '2024 건강식습관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기준 하루 400mg 이상의 카페인 섭취는 신경계 과부하를 초래한다. 특히 카페인의 체내 잔류 시간은 평균 6~8시간에 달한다. 오후 3시에 마신 무심한 한 잔이 밤늦은 시간까지 심박수와 혈압을 높게 유지시켜 신체 회복의 핵심인 '숙면'을 방해한다.

또한, 잠을 못 자서 피곤하고, 그 피곤함을 쫓기 위해 다시 커피를 찾는 악순환은 면역력 저하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커피는 피로를 해결하는 치료제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적신호를 잠시 가려버리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 '의존'에서 '기호'로 돌아가기 위한 전략
커피를 끊었을 때 나타나는 두통과 짜증은 신체가 카페인에 완전히 길들여졌다는 명백한 증거다. 중독의 루프를 깨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거리두기'가 필수적이다.

양적 감소와 대체, 하루 3잔을 마신다면 2잔으로 줄이고, 아메리카노 대신 라떼나 디카페인으로 카페인 함량을 점진적으로 낮춰야 한다.

뇌에 진짜 산소 공급, 카페인 대신 물 한 컵과 3분간의 스트레칭을 실천해 보자. 신선한 산소 공급은 카페인만큼이나 즉각적인 각성 효과를 준다.

루틴의 재설계, 오전에는 햇볕 아래 산책을, 오후에는 명상이나 따뜻한 논카페인 차(루이보스, 보리차 등)로 대체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 결론, 커피는 에너지원이 아니다
커피는 인생의 여유를 더해주는 훌륭한 기호식품이지, 생명을 부지하기 위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만약 당신의 하루가 커피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면, 그것은 취향이 아니라 '의존'이다.

또한, 오늘 마신 커피 한 잔이 진정한 즐거움을 위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안 마시면 무너질 것 같은 불안함 때문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아울러 피로라는 신호는 덮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쉬어야 한다는 몸의 정직한 요구다. 이제는 커피가 이끄는 삶이 아닌, 스스로 조절하는 활력을 되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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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