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은 결코 예고 없이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의 방심 속에서 서서히 뿌리를 내릴 뿐이다. 지금 당장 통증이 없다고 해서 건강을 자만하는 것은 폭탄의 타이머를 외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보건소, 가장 똑똑한 건강 전략처
비싼 대학병원의 종합검진만이 정답은 아니다. 국가건강검진이 전체적인 설계를 담당한다면, 보건소 검진은 일상 속에서 이상 징후를 가장 빠르고 경제적으로 낚아챌 수 있는 1차 방어선이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기에 비용 부담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특히 65세 이상,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는 감면 혜택까지 제공된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변명은 보건소 앞에서 무력해진다. 단돈 만 원 남짓한 비용으로 내 몸의 핵심 지표를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은 현대인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실속 있는 권리이자 전략적 선택이다.
▲ 혈액 한 방울에 담긴 네 가지 경고장
단순히 피 한 번 뽑는 것이라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된다. 혈액검사는 내 몸속을 흐르는 생체 데이터를 읽어내는 정밀한 작업이다. 보건소 혈액검사만으로도 우리는 다음의 네 가지 핵심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 빈혈, 만성 피로의 실체: 단순히 잠이 부족해서 피곤한 것이 아닐 수 있다. 혈색소 수치 확인을 통해 산소 공급망의 결함을 즉각 확인해야 한다. 어지럼증과 숨 가쁨은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
• 간 기능, 침묵의 장기가 보내는 수치: 술과 야근, 약물에 노출된 현대인의 간은 소리 없이 망가진다. AST와 ALT 수치는 간이 받는 스트레스의 총량이다. 수치가 요동칠 때 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 지질 상태, 혈관 속 시한폭탄: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예고편이다. 검사를 통해 내 혈관 나이를 직시하고, 기름진 식단이 혈관을 어떻게 좁히고 있는지 수치로 증명해야 한다.
• 혈당, 당뇨병 전 단계의 골든타임: 공복 혈당 체크는 당뇨라는 재앙이 닥치기 전, 마지막으로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기회다. '당뇨 확진' 이후의 삶과 '전 단계'에서의 관리는 삶의 질 자체가 천양지차다.
▲ 방어선이 무너지기 전에 행동하라
보건소 검진은 결코 '대충 하는 검사'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필수적인 항목을 걸러내는 최전방 감시초소다. 신장 기능과 염증 수치 등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내부의 균열을 발견하는 데 이보다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건강검진은 아파서 받는 치료가 아니라, 아프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비용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집 근처 보건소의 검진 항목을 확인하라. '나중에'라는 단어를 지우고 지금 당장 예약하는 것, 그것이 당신의 수명을 연장하는 가장 확실하고 강렬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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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