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공동주택, 속도에서 품질로 진화

- LH 22층 의왕초평 PC모듈러, 주거성능 수치로 입증
- ISO 9972 기준 기밀성능 ACH50 2.26회/h… 국내 신축 공동주택 선행연구 평균(2.8회/h)보다 우수
- 기둥-보 접합부, 모듈 간 슬래브 연결부 그라우팅 일체화 등 접합기술 고도화로 내진성능 확보
- 바닥충격음 1등급, 세대간 벽체차음 1등급, 건축학회 내진 인증… 국내 모듈러 공동주택 최초 장수명주택 우수등급 취득

모듈러주택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해 공사 기간을 줄이는 ‘속도’의 기술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구조 방식과 접합 기술, 외피 설계가 고도화되면서 일반 공동주택과 견줄 만한, 혹은 그 이상의 주거성능을 확보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를 구조체로 사용하는 라멘식 PC모듈러는 22층 고층 공동주택에 적용될 만큼 기술 수준이 올라섰다.


▲ LH 의왕초평 A-4BL 조감도(사진제공=LH)

모듈러주택의 품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물량을 2만 가구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급 속도에 이어 주거 품질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가 본격적인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의왕초평 A-4BL이다. 총 381세대, 최고 22층 규모의 통합공공임대주택으로, 완공 시 국내 최고층 모듈러 공동주택이 된다. 엔알비(NRB)는 이 사업에서 라멘식 PC모듈러의 설계·제작·시공을 맡고 있다.

PC모듈러의 강점은 층간소음에서도 드러난다. 중량이 큰 콘크리트 슬래브 구조체는 충격으로 인한 진동이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유리하고, 공장 제작으로 바닥 평활도가 매우 뛰어나 완충재와 마감층을 균일하고 정밀하게 시공할 수 있다.

LH는 견본주택 단계부터 바닥충격음, 세대 간 차음, 방수, 기밀, 단열 등을 주요 성능시험 항목으로 관리하고 있다. 공인시험기관의 의왕초평 목업에서의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시험에서 의왕초평은 경량충격음 1등급, 중량충격음 1등급을 기록했고, 세대 간 벽체 차음성능도 1등급을 받았다.

고층 공동주택에 필요한 구조 안전성도 별도로 검증했다. 엔알비의 기둥 일체형 PC모듈러 접합부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중간모멘트골조 수준의 내진성능을 확보해 대한건축학회 건축기준센터의 기준적합성 인증을 취득했다. 계단실·엘리베이터실 등 코어부까지 PC 방식으로 구현하기 위해 개발한 PC 중간·특수 구조벽체(NRB-Hyper CORE) 역시 같은 인증을 받았다.

의왕초평에 적용된 라멘식 PC모듈러는 기둥과 보를 잇는 구조 접합부는 물론, 모듈과 모듈이 맞닿는 슬래브 연결부까지 그라우팅으로 일체화한다. 그라우트재가 접합부·연결부의 틈을 메워 콘크리트 구조체와 하나로 결합되기 때문에, 공기가 샐 수 있는 경로가 구조체 단계에서부터 줄어든다. 접합부·연결부의 일체성을 구조적으로 확보함으로써 내진성능 및 시공 품질에 따른 성능 편차를 줄이는 데도 유리하다.

LH 의왕초평 A-4BL 46㎡형 PC모듈러 목업을 공인시험기관인 한국패시브건축협회가 ISO 9972에 따라 측정한 결과, ACH50은 2.26회/h로 나타났다. 국내 신축 공동주택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평균 2.8회/h보다 낮은 수치로, 최신 PC모듈러가 일반 공동주택보다 우수한 수준의 기밀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래 쓸 수 있는 주택으로서의 성능도 인정받았다. 의왕초평 A-4BL은 2026년 장수명주택 인증에서 내구성능 65년 이상인 ‘우수등급’을 취득했다. 장수명주택 인증은 내구성·가변성·유지관리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로, 국내 모듈러 공동주택이 우수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알비는 모듈러 기술은 최근 몇 년 사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의왕초평 A-4BL 모듈러 공동주택은 공사기간 단축뿐 아니라 기밀·차음·내진·장수명까지 주거성능을 입증한 PC 라멘조 모듈러 공동주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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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