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원도심과 신도심을 잇는 동·서 간선철도망 ‘용현서창선’을 둘러싼 열기가 뜨겁다.

최근 연안부두 연장 추진이 공론화되며 해양 거점과의 연결이 부각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철도망 구축의 본래 목적이 ‘원도심의 교통 기본권 회복’과 ‘지역 균형 발전’에 있다면, 노선 계획 단계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핵심 거점이 있다. 바로 미추홀구의 심장이자 인천의 대표적 전통 상권인 ‘신기시장’이다. 용현서창선 노선에 ‘신기시장역’ 신설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다.
현재 구상된 용현서창선 경로는 인하대역에서 매소홀로 등을 거쳐 인천터미널 방면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에 위치한 신기시장 일대는 단독·다세대 주택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촘촘히 밀집된 고밀도 주거지다. 그러나 반경 내 직접 연결되는 지하철역이 없어 주민들은 오랜 기간 만성적인 버스 환승과 도로 정체에 시달려왔다. 인하대역(수인분당선)과 인천터미널역(인천1호선) 사이의 넓은 철도 음영지대에 놓인 수만 명의 주민에게 신기시장역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일상의 이동권을 보장할 생명선이다.
신기시장역 신설은 원도심 민생 경제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신기시장은 반세기 넘게 명맥을 이어온 인천의 대표 전통시장으로, 남부종합시장 등과 어우러져 거대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 등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음에도, 대중교통 접근성의 한계와 주차난은 상권 확장의 고질적인 걸림돌이었다.
또한 신기시장 바로 앞에 도시철도 역사가 들어선다면 시장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이는 시장 상인들의 매출 증대뿐 아니라 인근 골목상권 전반으로 소비 활력이 퍼져나가는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이다.
신기시장역 신설은 교통 복지와 정책적 타당성 측면에서도 명분은 충분하다. 신기시장 일대는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구도심 특성을 띤다. 가파른 언덕길과 좁은 골목을 오가야 하는 교통약자들에게 보행 친화적인 철도 역사는 필수 인프라다.
아울러 일대 도시정비사업과 재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대중교통 수요 폭증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 고정적인 전통시장 유동인구와 정주 인구의 탄탄한 수요는 도시철도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경제성(B/C) 확보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철도는 단순한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혈관이다. 연안부두가 해양·물류의 미래 거점이라면, 신기시장은 주민 삶과 골목경제가 살아 숨 쉬는 원도심의 뿌리다. 뿌리가 튼튼해야 줄기가 뻗어나갈 수 있듯, 생활 밀착형 거점을 배제한 채 추진되는 철도는 반쪽짜리 사업에 머물기 쉽다.
인천시가 추진 중인 사업화 방안 수립 용역은 책상 위의 산술적 계산을 넘어 시민들의 고단한 출퇴근길과 상인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 용현서창선이 시민 모두의 축복이 되는 진정한 균형발전 노선으로 거듭나기 위해, ‘신기시장역’ 신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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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