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연속 자살 예방 사업 우수지자체 선정 -
- 1인 가구 자살 예방 사업·초등학생 대상 자살 예방 교육자료 개발 등 신규사업 눈길 -
<지난 9월 9일 2023 자살예방의 날 기념행사에서 진행된 생명사람지킴이 위촉식>
인천광역시 유정복 시장은 지난 9월 8일 보건복지부의 자살예방사업 평가에서 전국 1위로 선정됐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자살 예방 분야 평가에서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된 바 있으니 명실공히 최고의 자살예방 지자체라 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대한민국의 자살사망자 수는 1만 3,352명으로 자살률(10만 명 당 자살자 수)은 26.0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표준인구* 보정기준 2021년 자살률은 2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1명보다 2배 이상 높다. * 연령구조가 다른 지역, 기간별 비교를 위해 OECD 표준인구를 기준인구로 표준화한 수치
대한민국은 2003년부터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 근 20년째 전 세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 4월 2021년 기준 26명의 자살률을 2027년 18.2명(30% 감소)까지 감소하겠다는 목표의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 ~ 2027년)을 발표한 바 있다.
자살률 감소를 위한 전국적이고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한 이때 우리는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은 인천시의 자살예방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 자살예방사업의 핵심은 지역 네트워크
택시·약국·의료기관 ·학원 등 분야별 생명지킴이 2,020여 명
2022년 인천시의 자살예방시행계획 추진실적 평가 결과는 92.5점(총점 100점)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종합 평균 점수(76.1점)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2021년 중장기 자살예방 종합계획‘마음에 온(穩), 생명을 온(on) 프로젝트(2021~2025년)’를 수립한 인천시는 4대 전략 아래 총 131개의 자살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회경제적 환경조성 ▲맞춤형 지역사회 대응체계 강화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망 구축 ▲고위험군 위기 대응 및 사후 지원까지 인천시가 마련한 4대 전략은 범사회적 자살 예방 환경조성부터 맞춤형 자살 예방 서비스까지 촘촘하다.
2021년 인천시 자살률은 25.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4위, 광역 6위로 낮은 순위로 상위권을 기록했으며, 최근 5년 꾸준히 감소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추진실적 평가에서 보건복지부는 인천시가 다양한 통계자료를 활용해 지역의 자살 현황에 대한 분석을 구체적이고 타당하게 진행한 점, 지역 현황과 전략, 추진과제의 논리적 연결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사업 추진을 위한 탄탄한 내·외부 네트워크를 인천시의 강점으로 꼽았다.
인천시의 32개 관계부서가 자살 예방을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협력 내용과 역할을 숙지한 183개의 민관조직이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그중 분야별 생명지킴이 양성사업은 인천시의 특수성에 기반한 사업으로 눈길을 끈다.
생명지킴이는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살 위험에 처한 주변인의 ‘신호’를 인식해 지속적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원에 연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인천시는 택시·약국·의료기관·학원·간호사·종교단체 등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적극 활용해 자살 예방을 위한 안전하고 촘촘한 그물망을 구축했다.
시작은 2017년 생명사랑택시 운영이었다. 인천시에서 최초로 시작한 생명사랑택시는 2018년 전국 자살 예방 우수사례로 선정됐으며, 이후 울산광역시, 논산시 등 여러 지자체에서도 도입·운영했다.
자살 예방 교육을 수료한 생명지킴이는 택시 외부 및 내부에 홍보물을 비치하고 어려움을 겪는 승객에게 도움 기관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2017년 172대로 시작한 생명사랑택시는 2023년 8월 기준 661대로 늘어 생명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다.
2021년 전국 최초로 운영한 생명사랑학원도 같은 해 우수사업으로 선정됐다. 청소년들이 친근감을 느끼는 학원 선생님들이 학생의 자살위험신호를 발견하고 부모 혹은 전문기관에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생명사랑약국과 생명사랑병원 등 자살 사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의료기관과 생명사랑실천가게가 인천시 생명지킴이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생명사랑간호사도 새롭게 운영된다.
자살 방법 분석 결과 약물로 인한 사망이 5위, 자살 사망 전 3개월 이내 정신건강의학과 등 병의원 방문 비율이 9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사랑실천가게는 일산화탄소 중독 자살 예방사업에 참여하는 번개탄 판매업소와 숙박업소로 번개탄 판매업소는 번개탄을 보이지 않는 곳에 진열하고 구매자에게 번개탄 용도를 묻고, 숙박업소에서는 투숙객을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자살 예방 활동에 참여한다.
올부터 1인 가구 자살예방사업 확대 추진
자살예방 시민인식도 조사, 초등학생 대상 자살예방교육자료도 발간
아동·청년·중장년층·노인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 예방 서비스를 제공해 온 인천시가 올해부터 1인 가구 대상 사업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1인 가구 자살 예방 시범 사업한 인천시는 올부터 동구와 계양구로 해당 사업을 확대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다인 가구에 비해 1인 가구의 신체·정신건강이 매우 열악하고 우울 의심률, 자살 생각, 자살계획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2022년 1인 가구 발굴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 구축, 1인 가구 자살 예방사업 홍보, 1인 가구 자살 예방을 위한 심리지원을 추진했다.
인천시 거주 1인 가구 중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1인 가구 심리 정서 지원 프로그램 운영 결과 우울, 불안, 자살사고 척도는 감소하고 자아존중감 척도와 삶의 질 척도 등 긍정적 척도는 증가했다.
시는 기존 사업에 1인 가구 고위험군 선별검사와 심층 상담 등을 추가해 올해 1인 가구 자살 예방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살 예방 교육자료도 개발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자살 생각이나 시도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아직 높지 않으나, 잠재적인 위험 요인 경험으로 인한 표출 가능성이 있고 이를 간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인천시는 효과적이고 연속적인 자살 문제 예방 교육을 운영해 생명 존중 의식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인천시는 생명지킴전화 운영, 자살 예방 시설물 설치·점검 등 교량 자살 예방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법률·장례·사례관리 등 원스톱 서비스로 자살 유가족의 2차 자살을 예방하고 일상생활 복귀를 지원한다.
신남식 인천시 보건복지국장은 “지역자원을 활용해 촘촘하고 견고하게 연결한 지역 네트워크는 인천시가 가진 강점”이라면서 “앞으로도 이를 활용한 자살예방 환경 조성과 맞춤형 자살예방 서비스 제공 등 생명 존중 도시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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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