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응급환자 이송지연 개선 대책’ 시범운영 2개월 만에 효과 나타나
소방청은 대구 지역에서 시범운영 중인 ‘응급환자 이송지연 개선 대책’ 시행 2개월 만에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26% 감소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책은 119구급대가 이송한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 병원을 선정·통보하고, 119구급대는 현장에서 환자를 즉시 이송하는 것이다.
이에 119구급대원이 ‘응급증상’으로 분류한 환자가 병원에 수용되기까지 10분 넘게 걸린 사례 수는 하루 평균 17.3명으로, 대책이 시행되기 전인 4월부터 7월까지 하루 평균 23.2명에 비해 26% 감소했다.
또한 ‘준응급’으로 분류된 환자가 10분 이상 이송에 소요된 경우는 하루 평균 39.7명으로 예전의 47명에 비해 16% 줄었다.
지난 3월 대구에서 119구급대가 이송하던 10대 여학생이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2시간여 찾아 헤매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구 지역 의료계는 지역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 방안을 위해 머리를 맞댔고 소방과 지자체, 응급의료기관이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이 결과 관계기관들은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이송병원 선정 권한을 부여하는 데 합의했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구광역시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이송·수용 지침’을 만들어 지난 7월부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 지침은 기존 119구급대가 전화로 응급의료기관에 환자 수용 여부를 문의했던 것과 달리 환자의 상태와 주변 응급의료기관의 여건을 감안해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 병원을 선정·통보하도록 한 것이다.
또 119구급대는 현장에서 환자를 즉시 이송하며, 응급의료기관은 환자를 수용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응급·긴급 환자일수록 사전 유선 문의 절차 없이도 응급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우선 수용하도록 해 응급환자의 초동 이송과 진료 과정에 소요되던 절차를 대폭 줄이고 ‘진료 수용 불가’ 상황을 없애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광역시 소방안전본부도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상황관리요원을 12명에서 21명으로 대폭 확충해 환자의 상태에 따른 병원 선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에 따라 현장 119구급대원은 수용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계속 의료기관에 전화로 문의를 해야 했던 예전과 달리 환자의 상태 평가와 응급 처치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이 결과 대구 지역에서 이송지연 대책을 시행한 8월~9월에 119구급대가 이송하는 응급환자의 이송지연 사례는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김태한 소방청 119구급과장은 “아직 대책 시행 초기이므로 실효성에 대한 분석은 추가로 필요하지만, 시행 2개월 만에 이송지연 사례가 26% 급감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무엇보다도 긴급한 환자일수록 번거로운 사전 문의 절차 없이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우선 수용하도록 실효성 있는 지침을 마련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오늘도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을 지새우는 119구급대원과 응급의료기관 의료진의 노력을 국민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역할을 강화해 수용가능한 병원을 일일이 찾아 헤매야 하는 119구급대원의 고충을 해소하고, 응급의료기관 등 유관기관과의 원활한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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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