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재난대응 혁신방안’ 발표…인명피해 최소화 5대 전략 추진
정부가 지하차도에서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제체계를 강화하고 위험도까지 고려해 철저히 관리한다.
이에 전국 지하차도에 담당자를 지정해 예찰·점검·통제를 실시하고, 기상·침수 상황에 따른 점검과 인력배치 등을 포함한 단계별 행동요령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지하차도 방재등급에 따른 진입차단시설 설치 대상을 확대하고 주변지역 특성 등을 고려한 세부 설치지침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둔 ‘기후위기 재난대응 혁신방안’을 본격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방안은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뉴노멀(New Normal)’ 시대의 기후변화에 대응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5대 전략을 추진한다.
정부는 그동안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국가 기후위기 적응 강화대책 등을 마련해 도시침수방지법을 제정하는 등 제도를 정비하고 재난예방 투자 확대, 피해 지원금액 대폭 증액 등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 7월 집중호우 등 급변하는 기후상황에 자연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재난관리 체계와 대응 방식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행안부는 정부부처, 지자체,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특별팀을 구성·운영해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
◆ 집중호우 등에 인명구조
먼저 집중호우 때 인명피해가 계속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전면적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산사태 취약지역, 급경사지 등 붕괴 위험사면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해 현장에서 집중호우 등으로부터 인명을 구하는 대책을 추진한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2만 5000곳에서 4만 5000곳, 급경사지는 2만 곳에서 4만 5000곳 등 확대 발굴하고 위험지역으로 지정하기 전이라도 인명피해 우려지역으로 지정해 주민대피체계를 마련한다.
또한 위험사면을 효율적으로 발굴·관리하기 위해 ‘디지털 사면통합 산사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위험지역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 재난현장 신속 대응
재난 상황에 대비·대응하기 위해 재난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먼저 재난현장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자체 상황관리체계를 개선하고, 지자체를 비롯한 각급 재난대응기관의 대응 역량과 협력 체계를 강화한다.
이에 전국 기초자치단체에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구축하고 위험정보에 대한 부단체장 직보체계를 갖춰 상황관리를 강화한다.
특히 실제 재난상황을 가정한 ‘레디 코리아(READY Korea)’ 훈련 등 관계기관 합동 훈련도 확대 실시하고, 재난상황 때 최일선에서 대응하는 지자체장에 대한 재난안전 교육도 의무화한다.
아울러 위험기상 때 주민 대피·통제와 위험상황 전파 체계를 개선한다.
이를 위해 취약시설·지역별로 통제기준을 정비하고,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산림청장의 대피권한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산림청장이 시장 등에 주민대피를 요청하는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행하도록 한다.
또한 산사태 예·경보 체계도 2단계에서 3단계로 개선해 ‘예비경보’ 단계를 신설해 주민 등이 대피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 과학적 재난관리 체계 강화
디지털 기술을 재난분야에 확대 적용해 과학적 재난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이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상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재난대응 현장에 디지털 기술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기관별로 관리하는 재난정보를 연계해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디지털 모니터링 상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CCTV와 관제시스템을 활용·연계해 재난 위험징후와 이상행동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구축한다.
디지털트윈, IoT 센서 등 디지털 기술의 재난 분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 재해재난 디지털트윈 플랫폼과 도시침수 대응 시스템을 현장에서 실증하고 전국으로 확대 적용한다.
이밖에도 중앙부처, 자치단체, 민간의 디지털 재난대응 거버넌스를 구축해 재난분야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함께 개발한다.
◆ 재해예방 제도·인프라 보강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해예방 제도·인프라를 보강한다.
이에 재해예방 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자연재난의 영향이 큰 산·하천·저수지·농지 등에서 재해예방 사업을 확대한다.
부처별로 추진하던 재해예방사업을 지자체 중심(마을 단위)의 일괄 정비사업으로 개선하고, 기후변화를 고려해 하천과 하수도 등의 방재설계기준을 강화하도록 방재기준 가이드라인을 개선한다.
또한 국가하천 배수영향구간에 위치한 지방하천 38곳은 국가가 직접 정비하고, 사면·저수지·농지·어항·항만 등 자연재난 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에 대한 성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 다양한 기후위기 대비
폭염·한파, 대설, 가뭄, 산불 등 다양한 기후위기에 대비해 폭염·한파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고, 대설에 대비해 현장 중심의 제설 대책을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에 스마트기기를 보급해 10개 시·군·구 시범운영하고, 담당자 1:1 매칭을 통해 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특히 에너지바우처 지원을 평균 15만 2000원에서 2배 가량인 30만 4000원으로 확대하는 등 폭염·한파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한다.
아울러 모든 지자체 긴급대응팀을 가동해 부족한 제설 자재·장비 등을 상호 지원하고, 소형제설장비를 적극 활용해 이면도로를 관리하는 등 빈틈없이 제설한다.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산불 방지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국지적 가뭄에도 위기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선하고 기상, 농업용수, 생활·공업용수 등 부처별로 실시하던 가뭄 예·경보 체계를 통합해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산불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산불 발생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지능형 산불방지 ICT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고 고성능의 산불진화차를 내년까지 29대, 초대형 헬기를 2026년까지 12대로 늘린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대책 중 위험사면 관리 강화, 지하차도 인명피해 방지대책 등 긴급한 과제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집중 추진해 자연재난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이번 대책이 현장에서 빈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해마다 변화하는 기후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기후위기 재난대응 민간전문위원회를 수시로 열어 대책이 잘 작동하는지, 미진한 부분은 무엇인지를 계속 확인하고 대책을 보강해 나간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최근 극단적인 이상기후로 예상치 못한 강도의 자연재난이 발생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재난대응체계가 현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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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