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이 멎을 듯한 고통과 함께 종아리 근육이 딱딱하게 뭉쳐 꼼짝할 수 없게 만드는 증상, 흔히 말하는 '쥐(국소성 근육경련)'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이 짧은 고통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건강 신호일 수 있다.
▲ 근육이 보내는 비명, 정체는 무엇인가
쥐는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이 갑작스럽게 수축하며 발생하는 경련 현상이다. 주로 종아리나 발가락 끝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며, 수 초에서 수 분간 지속된다. 무리한 운동 뒤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야간에 발생하는 경련은 특히 통증의 강도가 높아 숙면을 방해하는 주범이 된다.
이러한 경련의 이면에는 체내 전해질 불균형, 탈수, 그리고 과도한 근육 피로가 자리 잡고 있다.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할 때, 근육은 통제력을 잃고 강한 수축을 일으키는 것이다.
▲ 닥쳐온 통증,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종아리에 쥐가 난 순간 가장 시급한 것은 '즉각적인 이완'이다. 당황해서 다리를 웅크리기보다, 반대로 근육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이 기본이다.
• 스트레칭:무릎을 곧게 편 상태에서 발가락 끝을 몸 쪽으로 천천히 당겨야 한다. 발뒤꿈치를 멀리 밀어낸다는 느낌으로 종아리 근육을 길게 늘려주면 경련 완화에 효과적이다.
• 온도 요법:통증 부위에 따뜻한 물수건으로 온찜질을 하여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으며, 빠른 진정이 필요할 때는 얼음찜질을 병행할 수 있다.
• 사후 관리:경련이 잦아든 후에는 마사지 롤러를 활용하거나 가볍게 걸으며 혈액순환을 도와야 잔여 통증을 줄일 수 있다.
▲ 예방, 생활 습관의 한 끗 차이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발생 빈도를 줄이는 예방 습관이다.첫째,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몸이 건조할수록 근육의 반응성은 예민해진다.둘째, 잠자리 환경의 변화다. 잠들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은 필수다. 다리 아래에 베개나 담요를 받쳐 심장보다 높게 위치시키면 혈류 흐름이 원활해져 야간 경련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반복되는 경련,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만약 생활 관리에도 불구하고 쥐가 자주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 이상의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 마그네슘이나 칼슘 등 특정 미네랄의 부족이 원인일 수 있으며,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의 부작용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 나아가 당뇨병, 신장 질환, 혹은 말초신경계 이상이 종아리 쥐라는 형태로 전조 증상을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 스스로 진단하고 참기보다는 반복적인 증상이 나타날 때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국은 '움직임'이 답이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종아리 쥐는 역설적이게도 '과한 움직임'과 '부족한 움직임' 모두에서 기인한다. 지나친 고강도 하체 운동은 근육에 과부하를 주지만, 온종일 앉아만 있는 습관은 혈액순환을 정체시킨다.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예방법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가볍게 걷는 동작 하나만으로도 종아리 근육의 펌프 작용은 활성화된다. 종아리에 쥐가 난다는 것은 내 몸이 현재 불균형 상태임을 알리는 작은 경고다. 무심코 넘기기보다 자신의 일상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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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