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차도 혼용도로 교통사고, 분리도로보다 절반 이상 많아

국토부, '2022년도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분리 도로보다 절반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자 우선통행 의무를 부여하는 ‘보행자 우선도로’를 지정하거나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 노면 표시 등을 통해 보행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2년도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는 지속가능 교통물류 발전법에 따라 보행교통을 개선하기 위해 여건을 조사한 것으로, 보행의 이동성·쾌적성·안전성 3개 분야에서 15개 지표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편도 2차로 이상 대로와 대로에 접한 생활도로(편도 1차로·폭 12m 이하) 61개 구역이다.



 보행환경 쾌적성 불량 사례.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조사결과, 대로에서는 전반적으로 보행환경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부 생활도로는 보도가 미설치되거나 보도폭이 좁아 보행환경이 미흡하고 보행 만족도도 다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충분한 보행공간과 신호시간을 확보하는 경우에는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로는 대부분 유효 보도폭 기준을 충족했으나 생활도로는 34%가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보도 대기시간은 대로와 생활도로 주거지역에서 각각 50초, 생활도로 상업지역에서는 36초였다.

보행 경로가 연결되지 않고 단절된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이 경우 갑작스러운 보행공간의 부재로 인해 보행 이동에 제약이 발생하고 보행사고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활도로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보도폭을 확보하도록 하고 보도 단절구간에서는 고원식 횡단보도 또는 보도블럭을 활용해 보도를 연결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보도 노면상태와 관리상태, 대중교통정보 제공을 평가한 결과 대부분 대로와 생활도로가 보통(3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보행환경 쾌적성 측면에서는 생활도로에서 불만족(주거지역 2.9점·상업지역 2.8점) 점수가 나왔다. 보행 공간의 소음과 매연, 보도 위 가로수, 버스정류장으로 인해 협소해진 공간 등이 감점 사유였다.

특히 생활도로에서는 불법 주·정차와 적치물로 실질적 보도 폭이 좁아져 보행자들이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도로는 보행 안전성 측면에서도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로의 보도설치율은 83%지만 생활도로는 보도가 설치되거나 차단봉으로 보도·차도가 분리된 경우가 67%에 불과했다.

보행자 녹색신호시간은 횡단보도의 보행속도를 1m/s로 적용할 경우 대로와 생활도로 모두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보행약자의 통행이 많은 경우에 0.7m/s의 기준을 적용하면 생활도로 주거지역만 강화된 기준을 충족했으며 생활도로 상업지역과 대로는 녹색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국토부는 생활도로에서 보도와 차도 분리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상업지역 생활도로와 대로는 보행 약자를 고려해 녹색신호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행공간과 교통사고 발생에도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분석 결과 보도가 기준 폭(2.0m) 미만인 경우와 보도·차도 혼용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대로의 유효보도폭이 2.0m 미만인 경우 1km당 교통사고가 2.99건 발생했는데 이는 2.0m 이상 도로의 교통사고 발생(1.82건)보다 64.2% 많은 수치다.

또 생활도로에서 보도·차도 혼용 도로는 1km당 8.7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차분리 도로(5.68건)보다 교통사고가 53.5%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보행 신호시간과 교통사고의 상관성에 대해서 비교 분석한 결과, 보행속도 기준이 빠른(녹색신호가 짧은)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보행속도 기준이 1m/s 이상인 곳에서는 교통사고가 0.53건 발생해 1m/s 미만(0.41건)인 경우보다 29.2% 많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횡단보도 길이와 보행속도를 고려해 전체 신호주기를 단축하거나, 보행신호를 2회 부여하는 방식 등으로 보행 대기시간을 줄여 신호 운영을 차량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윤진환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다양한 교통수단의 연계 강화를 위해 보행교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보행 안전에 상당한 위협이 있는 경우는 지자체 등 도로관리청에서 적극 개선할 수 있도록 보행자 도로 지침 등에 반영하고 보행자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관할 교통행정기관에 미흡한 사항의 개선을 적극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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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