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 확충…지역별 이송지침 마련·구급대 역량 등 강화
정부가 닥터헬기 등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를 확충하고, 지역별 이송지침 마련 및 구급대 역량 강화를 통해 이송의 신속성·적정성을 개선한다.
또한 수술·입원 등 최종 치료기능을 포함하도록 응급의료기관 종별 지정기준을 개편하며 50∼60개소까지 중증응급의료센터를 단계적 확충할 방침이다.
병원 간 순환당직(요일별 당번 병원제)과 전원 의뢰·회송 통한 협력 강화는 물론 지역 단위 응급의료체계 평가 추진 및 응급의료자원 정보의 정확성도 제고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전국 어디서나 최종치료까지 책임지는 응급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 현장·이송부터 응급실 진료, 수술 등 최종 치료까지 지역완결적 응급의료체계를 마련한다.
한편 응급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대표적 필수의료 분야로 이번 제4차 기본계획은 지난 1월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의 중증·응급 분야에 대한 세부계획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3차에 걸친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통해 응급의료기관 종별 체계 구축, 닥터헬기 등 이송 기반(인프라) 강화, 권역외상센터 확충 등 응급의료 전 영역에 걸친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여전히 적절한 응급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 필수의료 분야 자원 부족의 심화로 중증응급환자는 의료기관의 수용거부 및 잦은 전원으로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률이 증가하는 등 중증·응급의료 기반의 약화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응급의료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현시점에서 제4차 기본계획은 ‘전국 어디서나 최종치료까지 책임지는 응급의료’를 비전으로, ‘지역 완결적 필수·공공의료 구축’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4개 분야, 17개 중점과제로 구성되었다.
◆ 현장·이송 단계
국민이 응급의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증상별 의심 질환, 인근 응급실 혼잡도 등을 포함한 정보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응급상황인지 불분명한 경우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상담서비스를 우선 이용하도록 홍보를 강화한다.
비응급환자의 대형병원 응급실 방문 감소를 유도하기 위해 중증도에 맞는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안내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중증응급환자 우선 원칙’에 대한 홍보도 강화한다.
심폐소생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의무교육 대상 확대를 추진하고, 자동심장충격기(AED)는 모바일 지도 앱에서 위치를 안내할 수 있도록 하여 접근성을 강화한다.
또한 도서·산간 등 취약지에서 신속 이송될 수 있도록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를 취약 권역에 확충하고, 취약지·중증응급환자 이송 목적에 헬기가 우선 활용될 수 있도록 출동·운영기준을 개선한다.
특히 이송의 신속성과 적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과 병원 간 환자 중증도 분류기준을 통일해 구급대의 이송병원 선정 역량을 강화하고,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여 이송 중 필요한 처치를 적시에 제공한다.
아울러 지역이송체계 확립을 위해 지역별로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명, 위치 등 자원 현황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이송지침을 수립하고, ‘응급환자 수용곤란 고지 프로토콜’을 마련해 이송 중인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기관의 수용 책임을 강화한다.
◆ 병원 단계
그동안 응급실 내 진단 및 응급처치를 중심으로 규정된 응급의료기관 종별 시설·인력·장비 등 지정기준을 수술, 입원 등 후속 진료역량까지 포함하도록 단계적으로 개선해나간다.
지정기준 개선과 함께 중증도를 기준으로 단계별 응급의료기관의 진료기능을 명확히 정립해 한정된 의료자원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점진적으로 정비해나간다.
현 권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기관 간 역할의 차이가 모호한 점을 고려해 각 중증-중등증-경증 응급진료에 집중하는 단계별 기관으로 기능을 명확히 하고 역할이 직관적으로 인지되도록 명칭도 바꾼다.
개편 전달체계의 진료 기능, 지정기준, 보상방안, 명칭 등은 이해관계자,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 연구를 통해 마련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해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계획이다.
한편 개별 의료기관에서 24시간, 365일 대응이 어려운 중증응급질환은 병원 간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완결적 대응체계를 마련한다.
지자체별 응급의료 자원조사를 기반으로 365일 지역 내 병원 간 순환당직(요일별 당번병원제)을 운영하고, 치료 제공이 어렵거나 부적정한 경우 타 의료기관으로 쉽게 전원을 의뢰·회송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협력을 유도할 수 있도록 개별 응급의료기관 단위의 평가 및 보상범위를 응급의료기관 간 협력까지 확대한다.
특히 전국 어디서든 1시간 안에 중증응급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중증응급의료센터를 확충하고, 의료기관의 제반 치료시설을 응급환자에게 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다.
응급의료분야로 우수 인력이 확충될 수 있도록 ▲중증응급질환 최종치료 인력에 대한 당직 보상 ▲응급의료로 인한 수익이 의료진에게 배분될 수 있도록 구조 개선 ▲응급의료종사자의 적정 근로시간 보장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
의료인력이 부족한 취약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응급의료 모델도 개발하고, 도시에 근무하는 의료인력의 취약지 순환·파견 근무 시범사업을 통해 인력 확보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필수의료 지원대책 등과 연계하여 인력·시설 강화방안을 지속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환자가 안심하고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안내·상담 전임 인력을 지정하고 응급실 환자 경험 평가를 도입하고, 응급실 폭력 예방관리와 관련된 법적 근거를 정비하며 보안인력 업무 지침을 수립하는 등 폭력 발생 시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감염병 유행 때는 응급실의 신속한 대응을 위해 격리병상을 추가 확충하고, 시설 등 자원의 탄력적 재배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 전문분야별 대응
중증외상 분야는 권역외상센터는 권역별 환자 수, 자원 현황 등을 기준으로 표준 운영모델을 구축하고 외상센터별 운영 수준 및 치료 성과를 반영해 지원 규모를 차등하는 등 서비스 질 개선을 유도한다.
심뇌혈관 분야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전문치료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존 센터를 재평가·재지정하고, 지역 내 구급대, 타 의료기관과 협력체계를 운영해 심뇌혈관 환자의 최종치료 시간이 단축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더불어 지역 전문의로 구성된 네트워크(가칭 전문치료팀)에 팀 단위 보상을 지급하는 건강보험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소아응급 분야는 소아 응급환자에 대한 모든 응급실에서의 보편적 진료체계 구축을 위해 소아환자 진료실적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하고,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현재 8곳에서 12곳으로 확충한다.
특히 야간·휴일에 외래진료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확충하고 24시간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시간대에 경증소아환자가 받을 수 있는 응급실 외의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신응급 분야는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14곳으로 늘리고 중앙정신응급대응협의체를 구성해 정신응급환자 대응 기반(인프라)을 강화한다.
재난대응 분야는 이태원 사고 대응 관련 현장에서 제언된 개선점을 반영해 재난응급의료 대응체계를 개선한다.
이에 재난 사전예방을 위한 지역별 재난의료협의체를 구성하고, 신속한 초동대응을 위한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 의사소통 체계를 개선한다.
또한 재난의료지원팀(DMAT)과 소방·보건소 등 관계기관 간 합동훈련 내실화, DMAT 활동 여건 개선 등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 응급의료 기반
지역 내 구급대, 의료기관 등 다양한 주체 간 협업을 통해 신고·처치부터 이송, 진료, 전원까지 응급의료 전 과정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역응급의료체계 평가를 도입한다.
지역 응급의료체계 평가 결과는 응급의료기금의 지자체별 보조 규모 등과 연동해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한다.
지방정부 주도 응급의료정책 수립이 가능하도록 시도응급의료위원회 운영 및 지역응급의료시행계획 수립을 내실화하며, 시도응급의료지원단 등 지역 응급의료 지원조직 육성을 추진한다.
응급의료자원정보시스템(종합상황판)을 환자, 구급대, 의료기관 등 수요자별 이용목적을 고려한 맞춤형 응급의료정보 제공 플랫폼으로 전면 개편하고 모바일 앱을 개발하여 이용 편의를 높인다.
이어 응급질환별 실시간 진료 가능 정보를 담당 진료과에서 직접 입력하도록 하는 등 정보 수집체계를 효율화하고, 평가를 통해 정확성을 관리·점검하여 정보의 책임성을 확보한다.
아울러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의 개인정보 수집·연계 법적 근거를 마련해 구급활동일지, 건강보험진료기록과의 연계를 통해 응급환자에 대해 이송부터 응급실 진료, 의료기관 퇴원까지 단절 없는(seamless) 응급의료데이터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중앙정부의 내실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한 각종 기반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중앙응급의료센터 수행 업무의 법적 근거 강화 및 운영 독립성 확보하고 병원 간 전원 관제를 위해 현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지역까지 확장한 지역응급의료상황실 설치 검토하며 응급의료기금 재원 확충 검토를 통해 정책 효과성을 높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명이 위급한 응급의료분야는 정책적 시급성과 중요성이 높은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5년 동안 추진과제들을 충실하게 이행해 전국 어디서든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 내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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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