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연장보육 아동도 저녁먹고 하원하는 어린이집 100개 생긴다


# 맞벌이 부부 A씨는 가끔 회사일이 늦어지면 평소보다 늦은 저녁 7시가 넘어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갈 때가 있다. 야간연장보육을 신청한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석식을 먹을 수 있지만 A씨 자녀는 야간연장보육을 신청하지 않아 석식을 먹지 못하고 하원해야 했고, 집에 와서 저녁식사를 준비할 때까지 배가 고프다며 짜증을 내는 일도 많았다.


# 그러나 얼마 전 ‘어린이집 석식지원’이 시작되면서 이런 걱정이 사라졌다. 집에 와서 급하게 저녁 준비를 하느라 아이와 못 놀아줄 때도 많았는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6시쯤 저녁을 먹고 하원을 하니 저녁에 집에 와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놀아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겼다. 입이 짧았던 아이도 어린이집에서 먹는 저녁이 맛있다고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석식지원 어린이집 재원 학부모)


서울시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의 하나로, 어린이집 100곳에서 석식 지원을 시작한다.


서울시가 새롭게 추진하는 ‘어린이집 석식지원 사업’은 야간연장보육을 이용하는 아동뿐 아니라, 연장보육 아동들도 희망하는 경우 저녁 6시 정도에 저녁식사를 하고 하원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에서 양질의 석식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현재 대다수 어린이집은 석식 조리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19시30분 이후에 하원하는 야간연장보육 아동을 중심으로 석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석식시간도 저녁 7시 이후가 많다. 일부 어린이집의 경우 석식 조리 인력 부족으로 중식 조리원이 미리 석식을 조리해두면 야간연장 보육교사가 데워서 배식하고 있어,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활용한 양질의 저녁식사 제공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맞벌이 가정 등에서 일 때문에 어린이집 하원이 늦어지더라도 아이가 제때 영양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건강한 성장을 돕고, 엄마아빠는 퇴근 후 저녁 준비 부담을 줄여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시는 각 자치구별로 희망 어린이집을 신청받아 석식 이용 아동 수가 많고 정원충족률 및 취약보육 운영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어린이집 100개소를 선정, 4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100개 어린이집의 석식 희망 아동은 2,635명이며, 그 중 연장보육아동은 1,591명으로 60%이다. 어린이집 1곳당 약 16명의 연장보육아동이 석식을 희망할 정도로 수요가 큰 상황이다.


시는 석식 이용 아동 수가 많은 어린이집을 우선적으로 선정했으며, 100개 어린이집 중 18개소는 거점형야간보육어린이집이다.


선정된 어린이집에는 석식 보육도우미를 추가 채용‧배치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인건비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총 12억원을 투입한다.


어린이집 석식 보육도우미는 1일 4시간 근무하며, 평일 17시~19시를 포함해 연속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식재료 준비, 조리, 배식 등 석식 조리 전반의 역할을 수행한다.


석식지원 어린이집 명단은 서울시보육포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석식을 희망하는 누구나 어린이집에서 저녁을 먹고 하원할 수 있도록 해 일하는 엄마아빠의 고단함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고 아이와 함께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올해 시범운영을 통해 이용 수요와 만족도 등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해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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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