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2006년, 기능과 효율 중심, 건설과 산업 등 구조 중심의 하드웨어 도시(HARD CITY)를 문화와 디자인, 콘텐츠 중심의 소프트 도시(SOFT CITY)로 전환하는 정책 패러다임으로 「디자인서울 1.0」을 발표했다. 오늘날 서울 거리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가로판매대, 벤치, 보도블럭, 휴지통 등 다양한 표준형 공공시설물과 지하철 캐노피, 버스승차대 등 교통시설물은 「디자인서울 1.0」 추진 당시에 개발, 조성된 것이다.
이후, 전국 최초로 도시디자인 조례를 제정(’06.7)했고, 이듬해에는 부시장급인 디자인서울총괄본부 조직을 출범(’07.6), 디자인가이드라인 제정(’08.5) 등 다양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서울의 도시디자인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도시미관은 획기적으로 개선됐으며, 이는 곧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이끌었다.
전국 117개 자치단체에서도 도시디자인 조례 및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도시디자인 붐을 일으켜 상위법인 공공디자인진흥법 제정(’16.2)을 견인했다.
2008년 13위였던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 순위*는 4년 연속 상승해 2012년에는 6위까지 올라선 바 있다.
서울시가 ‘즐거운 활력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디자인서울2.0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인간・문화・콘텐츠 중심 소프트서울(Soft Seoul)을 표방한 기존 1.0의 디자인 철학은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글로벌 스텐다드에 부합한 서울의 디자인 정체성을 정립해나감으로써 서울을 글로벌 탑5 도시경쟁력의 디자인 도시로 견인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시는 「디자인서울2.0」을 뒷받침할 큰 틀에서의 대원칙으로 ‘공감’, ‘포용’, ‘공헌’, ‘회복’, ‘지속가능디자인’ 5원칙을 세웠다.
먼저, 서울다움에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는 ‘공감’ 디자인을 위해 자연녹지, 수변, 역사문화, 시가지, 야간, 진입, 옥외광고물 등 경관 자원별 추진전략을 마련한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과 발맞춰 변화된 높이관리 정책을 구체화하는 경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서울만의 정체성이 살아있는 특화경관을 만든다. 또한 서울을 ‘즐거운 도시’로 만들기 위한 펀(fun) 디자인을 정립하고 서울라이트 광화문, DDP, 한강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축제로 조성함과 동시에 관련 미디어 산업도 육성한다.
다음으로 모두가 누리는 ‘포용’ 디자인을 추구한다. 지금까지는 생애주기에 맞췄다면 앞으로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세대융합형 디자인을 구현한다. 지역주민,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초세대 놀이터 디자인을 만들고 시민 친화적인 미술작품 등을 담은 공공미술 7대 명소를 오는 2027년까지 조성한다.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 내 산과 신축 공중화장실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의 이용이 많은 공공공간, 공공시설물을 반려동물과 공존이 가능한 디자인으로 채운다.
서울시와 시민, 기업이 함께 만드는 ‘공헌’ 디자인도 모색한다. 모든 행정에 디자인 관점을 적용한다는 목표로, 효과성이 검증된 생활디자인 유형을 자치구에 확산시키기 위해 시-자치구가 디자인 협력을 강화한다. 기업과 대학의 사회환경적 활동을 돕는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위해 디자인교류를 적극 활성화한다. 나아가, 부산엑스포,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 국내 유네스코 창의도시들과도 디자인, 미디어 분야에서 협력하며 디자인 교류에 힘쓴다.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회복’ 디자인을 강화한다. 서울을 더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표준형 안전 디자인, 재해예방 안전디자인, 공간안전 디자인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한다. 서울 시민들의 신체와 정신건강을 위해 서울형 액티브디자인을 개발하고 운동약자를 위한 공간도 조성한다.
환경과 경제를 살리는 ‘지속가능’ 디자인에도 집중한다. 기업과 공공디자인을 통해 ESG프로그램을 펼치고 골목상권에 디자인 요소를 더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서울 디자인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한편, 서울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스타팅-메이킹-마케팅)과 수시지원(컨설팅, 교육)을 병행한다.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디자인서울2.0 프로젝트 추진계획」은 시민이 일상에서 즐기고 안전하며 활력이 넘치는 서울을 만든다는 ‘액티브서울’을 비전으로 5원칙(공감·포용·공헌·회복·지속가능 디자인) 아래 55개 세부 프로젝트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 ① 서울다움에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는 공감디자인 》
산, 강, 거리에서 서울형 경관과 서울 정체성(아이덴티티)을 정립하고, 시민 생활 가까이서 즐기는 서울펀(Fun) 시설물·공간개발·빛축제 사업을 추진한다.
(2040 경관계획 수립) 7대 경관자원별(△자연녹지경관, △수변경관, △역사문화경관, △시가지경관, △야간경관, △진입경관, △옥외광고물) 보전·관리 및 형성 방향을 제시하여 향후 서울시 경관심의 운영 및 경관상세계획 등 수립 지침으로 활용한다.
(리듬감 있는 스카이라인 형성유도) 또한, 최근 수립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및 서울도심기본계획」 등에 따라 변화된 높이관리 정책과 정합성을 맞추고 구체화하는 경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건물 색채, 재료, 시민 생활상과 조화되는 건축물 건립을 유도하여 리듬감·개방감·통경축이 확보된 도시의 연속된 입체적 스카이라인을 형성할 계획이다.
(3有 5無) ‘3有 5無’란 평면, 입면, 공간을 통합디자인하고(3有), 불법건축물, 불법가판대, 불법입간판, 불법광고물, 불법주차(5無)가 없는 쾌적한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4년 공모를 통해 5개 자치구를 선정, 사업을 추진한다.
(공공디자인진흥조례 자치법규 개정) 최근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자 서울시 공공디자인진흥 조례 자치법규 개정을 통해 그간 ‘공공시설물’에 한정되어 있던 공공디자인 심의 범위를 공공공간, 시각이미지, 신기술 접목 시설물, 공공용품 등으로 확대 추진한다.
야간경관을 위한 서울빛을 신규 정립하고, 서울색·서울서체2.0 버전도 신규 개발한다. 또한, 서울을 ‘즐거운 도시’로 디자인하기 위해 펀(fun) 공간 및 시설물 개발을 확대하고, 서울라이트 광화문, DDP 등 빛축제를 통해 도시야간 관광콘텐츠를 강화한다.
《 ② 모두가 함께 누리는 포용디자인 》
기존 공공디자인 사업이 어린이, 청년, 중장년, 어르신 등 생애맞춤형을 목표로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세대를 포용, 문화를 융합하여 사회갈등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시설물, 공간 등을 개발한다.
(초세대 놀이터 디자인 개발) ’24년 시범사업을 통해 우수모델과 가이드라인을 개발, ’25년부터 자치구 공모를 통해 전방위 확산한다.
(공공미술 7대 명소 조성) 일상에서 누구나 예술과 만날 수 있는 시민 친화적인 미술작품들을 통해 도시공간에 상상력과 활력을 불어넣는 공공미술을 구현한다. 특히 서울비전2030,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2027년까지 공공미술 7대 명소를 조성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예술도시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서울산 특화 유니버설디자인) 서울에 존재하는 67개 산을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서울산 특화 유니버설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산이나 숲길 진입부 및 특정장소 정보디자인, 편의·휴게시설물 조성을 통해 입구부터 정상까지 모두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서울 공중화장실 유니버설디자인) 신축 서울시 공공건물 설계 시 남녀 동선분리 등을 반영한 서울시 공중화장실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올해 9월 배포한다. 기존 공중화장실의 경우 비상벨·반사경 등 안심시설을 우선 설치한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인인 사회현상을 반영하여, 반려인과 비반려인, 반려동물과 사람이 지속가능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24년부터 공공공간과 공공시설물(음수대, 벤치) 등을 디자인하여 서울시 전역에 확산·보급할 예정이다.
《 ③ 시민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공헌디자인 》
서울시는 행정 내부 조직, 자치구, 기업, 대학 등을 연결하고 상호협력과 참여·소통의 창구 기능을 하는 ‘서울디자인 X’ 라는 협력플랫폼을 구축, 민선 8기 창의행정의 엔진을 본격 가동한다.
디자인협력플랫폼은 급속한 정책환경 변화 및 복잡성에 따른 다양한 영역 간의 소통과 융합이 필수적인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 디자인이 갖고 있는 고유한 속성인 ‘창의’, ‘연결’, ‘융합’ 기능을 서울시 행정 프로세스에 접목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각기 분리된 영역에서는 해결이 어려운 복잡한 문제를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시민들과의 가치공유와 수평적 상호작용을 통해 혁신적인 해결방안을 도출,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이다.
디자인협력플랫폼을 통해 정책기획 초기단계부터 서울시 각 부서 및 자치구, 시민, 전문가 이해관계자가 참여·소통하며 공동디자인을 추진한다.
정책 결정 과정이 단계별로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며, 다수의 생각과 전문지식, 충분한 조사분석 과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다양한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접근하여 최종 결과물에 대한 시민 만족도를 제고 한다.
또한, CSR1) , ESG2) 에 관심있는 기업에도 정책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 전반에 디자인 공헌문화를 확산한다.
서울시에서 개발한 효과성이 검증된 기존 67개 유형의 생활디자인 사업의 경우 자치구 보조사업을 통해 전방위로 확산한다.
《 ④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회복디자인 》
어린이, 산업현장 근로자 등을 위한 안전디자인, 서울시민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증진을 위한 액티브디자인을 개발·보급한다.
(표준안전 디자인 확산) 서울시는 작년 공사현장에서의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안전색 및 위험표시 등 안전 픽토그램 디자인을 6종을 개발했으며, 올해 시 발주공사 현장 62개소 적용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시 전체 발주 공사현장으로 확산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공사장 안전관리 시스템과 연계하여 민간공사 현장에도 적용을 유도한다.
(재해예방 디자인) 서울시는 작년 폭우로 인한 반지하 주택침수피해 다수 발생과 관련, 올해 동작구와 서초구를 시범 자치구로 지정, 수해 안전디자인을 개발한다.
(액티브디자인 개발) 또한, 운동약자를 포함한 시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서울형 액티브디자인을 개발한다. 액티브 디자인은 뉴욕에서 비만해결을 위해 시작한 도시건축 가이드라인이다. 서울시는 신체건강, 정신건강 모두를 위한 공공공간 및 시설물을 개발, 한강공원 및 지하철역사 등에 적용한다.
《 ⑤ 환경과 경제를 살리는 지속가능디자인 》
기업과 함께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공공시설물 및 공공공간을 공동 개발·보급하고, 골목상권에 디자인 요소를 더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지역의 생태환경에 공헌하고자 하는 기업과 ESG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적정기술을 접목한 자원순환 디자인을 개발한다.
잠재력을 갖춘 골목상권 경관 디자인 개발 및 지원을 통해 서울대표 로컬브랜드를 육성하고 소상공인의 자생력 강화를 지원한다.
또한, 기술과 품질이 우수한 서울의 중소기업이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디자인산업 육성·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초기 디자인기업 지원부터 중소기업의 디자인 역량강화를 돕는 제품 기획・디자인 개발, 마케팅・판로개척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과 디자인 전문기업이 상생하는 협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개선하여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일조한다는 취지이다.
사업내용은 △ 중소기업 산업디자인 개발, △ 소상공인+디자이너 매칭 및 협업 신제품 개발, △ 청년디자이너 DDP브랜드상품 개발, △디자인스타트업 육성(We Up Project), △ 지속가능한 디자인 제품・서비스 판로개척 지원이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시정 핵심 기조인 동행매력특별시를 디자인을 도구로 삼아 시민들의 눈높이와 요구에 맞게 실현하고자 한다”라면서 “서울시 내부를 넘어 자치구, 민간기업 등과 지속적인 공동디자인 과정을 통해 세계시민이 즐기고, 서울 어디나 활력이 넘치면서도 누구 하나 소외됨이 없도록 세심한 디자인행정을 추진하겠다” 라는 의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인천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민경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