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손끝에서 피어나는 뇌 건강, 그림으로 치매를 예방하다

▲ (그림=인천타임스)


세계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인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한 건망증을 넘어 한 사람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드는 이 심각한 뇌 질환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외로 그 해답은 특별한 장비나 어려운 훈련이 아닌, 우리 손안의 연필 한 자루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그림 그리기'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생각보다 훨씬 복합적인 두뇌 활동을 요구한다. 특정 대상을 화폭에 옮기려면 그 형태와 색, 특징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억해야 한다. 어떤 구도로 배치하고 어떤 색을 칠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고도의 시각적 판단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기억력, 집중력, 시공간 인식 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이 동시에 활성화되며 뇌의 여러 영역을 자극하고 뇌 활동을 촉진한다.

미국의 저명한 치매 복지 센터 '아이오나 시니어 서비스' 역시 미술 활동이 치매 환자의 긍정적 기억을 되살리고 현재의 인지 능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림 그리기는 단순히 무언가를 모방하는 것을 넘어, 내면의 상상력을 손으로 표현하는 창조적인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뇌의 신경망은 새롭게 연결되고 강화되며, 이는 노년기에 더욱 중요해지는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그림 그리기는 강력한 명상 효과를 지닌다. 복잡한 일상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오롯이 캔버스와 손끝의 움직임에 몰입하는 시간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정신적 평온함은 장기적으로 전반적인 신체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다'며 시작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완벽한 작품을 만들 필요는 전혀 없다. 그저 좋아하는 꽃 한 송이, 눈앞의 사과, 혹은 단순한 도형부터 시작해 보자. 하루 10분에서 20분, 꾸준히 손과 눈, 그리고 머리를 함께 사용하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손끝의 감각과 마음속 상상이 만나 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그림 그리기. 이 간단하고 즐거운 습관이 당신의 기억력을 지키고, 마음의 평화를 선사하며, 건강한 노년을 위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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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