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희소금속 회수기술’ 국가핵심기술 추가 신청

– 비스무트·인듐·안티모니·텔루륨 등 핵심광물 회수하는 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 신청

▲ (고려아연 전경)


희소금속은 첨단·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로 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이 앞다퉈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핵심광물이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국가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을 보호하고 국내 첨단·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려아연이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통합공정으로 이뤄진 아연과 연, 동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단순 처리(폐기)하지 않고 순환·농축함으로써 희소금속이자 핵심광물인 비스무스와 인듐, 안티모니, 텔루륨을 회수하는 생산기술이다.

한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다른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과 함께 재처리해 농축률을 높이고 이러한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농축률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희소금속 생산기술은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순도(품질) △효율성 △생산능력 △수익성 △친환경성 등 여러 측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

이를테면 반도체와 전자, 항공우주 산업에 쓰이는 인듐은 고려아연이 전 세계 제련소 가운데 가장 많이 생산하는 핵심광물이다(2024년 기준 연간 생산량 92톤). 가장 많이 생산하는데도 순도는 99.999%로 높으며, 미국이 수입하는 인듐의 약 30%를 고려아연이 책임지고 있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요즘 고려아연은 해당 기술과 희소금속으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연결기준)은 11조8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영업이익은 80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향상된 것으로, 이는 올해 희소금속 부문 매출액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영향이다.

특히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다양한 희소금속 추출 및 제조 공정을 총망라한 통합공정 기술로 안티모니 제조 기술도 일부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안티모니 제조 기술은 국가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안티모니가 가진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시도해온 일부의 반대 의견이 적극적으로 제기되면서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무산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전세계적인 수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전략광물 안티모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당사가 보유한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지난해 11월 신청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은 기존 건식제련 기술과 비교해 제조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대폭 줄일 수 있는 공법으로, 안티모니가 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경제안보 차원에서 국가핵심기술 지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국내 유일의 안티모니 메탈 생산 기업인 고려아연은 국내 전체 수요의 약 53%(2024년 기준 3604톤)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은 올해 2월 무려 100페이지에 달하는 반대 의견서를 심사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티모니 제조 기술은 국내에서 고려아연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데도, 영풍이 기술적인 측면 등을 거론하며 반대 의견을 낸 것을 두고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지 못하도록 방대한 양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넘어 직접 출석을 통한 설명과 브리핑까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기술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의 반대 속에서 그 전략적 중요성과 기술보호 필요성이 제기된 안티모니 제조 기술은 올해 5월 정부 심사에서 국가핵심기술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처럼 영풍·MBK 측이 고려아연의 기술 보호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방해해 놓고도, 당사가 미국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핵심기술 유출 위험’을 내세워 반대하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 적대적M&A 기간 내내 지속해온 말바꾸기와 언론 호도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당사의 기술 보호 노력을 방해하고, 적대적M&A 및 엑시트를 통해 고려아연의 기술과 자산을 외부를 유출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50년 이상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이 제3의 기업 등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국가핵심기술 신청 및 지정 절차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이는 국가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을 우리 정부와 함께 보호하고 대한민국 고유의 기술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최근 법원으로부터 적법성과 타당성을 인정받은 미국제련소 건설 과정에서도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으로서 우리의 기술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고려아연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기술 유출 우려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지난 1996년에도 호주에 썬메탈코퍼레이션(SMC) 법인을 설립하고 제련소를 건설했으며, 고려아연만이 보유한 독자기술을 온전히 지켜왔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썬메탈 제련소는 건설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부터 본격 가동한 이후에도 고려아연 및 자회사의 철저한 관리 하에 핵심 제련 기술을 보호하고, 독자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미국 제련소 사업의 주체인 크루서블 메탈스(Crucible Metals, LLC) 역시 고려아연이 직접 설립하고 운영·관리하는 회사로 건설부터 기술과 공정 운영 전반에 대한 통제권이 고려아연에 있다.

특히 일부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호주와 마찬가지로 법치주의가 확립된 국가이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식재산권 보호 체계를 갖춘 나라다. 특허와 영업비밀을 불법적으로 탈취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기술 유출 우려가 전혀 없다. 향후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의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 세계가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시기에 국내 유일의 핵심광물 허브로서 기술을 보호하고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과제가 매우 중요하다”며 “제3의 기업에 의한 기술 탈취 움직임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국가핵심기술 보호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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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춘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