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상황을 틈타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세금을 탈루한 업체들이 대거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지난 2025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4차례에 걸쳐 독·과점, 담합, 생필품, 외식 프랜차이즈 등 117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지난달까지 114개 업체로부터 총 3,195억 원을 추징했다. 특히 이들 중 추징세액 상위 10개 업체의 세액 합계는 2,480억 원으로 전체의 약 78%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서민 생활과 밀접한 식품 및 프랜차이즈 업체의 다양한 편법 탈루 행위가 확인됐다.
▲ 종합식품 제조업체 A사, 과점 시장의 지위를 이용해 제품 가격을 약 5% 인상했다. 이후 유통업체에 접대성 판매장려금 200억 원을 지급하고 이를 물류비로 변칙 회계처리했으며, 특수관계법인에 150억 원 상당의 이익을 분여한 사실이 적발돼 약 200억 원이 추징됐다.
▲ 식품 제조업체 B사, 국제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제품 가격을 올렸다. 거래처가 부담해야 할 파견직원 인건비 300억 원과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고가 매입한 원재료비 10억 원 등을 부당하게 비용 처리해 약 90억 원을 추징당했다.
▲ 식음료 제조업체 C사, 할당관세 혜택을 편법으로 누리기 위해 퇴직 직원 명의의 도관업체를 내세워 원재료를 수입했다.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로 매입세액 공제금액 70여억 원을 추징당했으며, 가담자들은 조세범칙처분(고발 2건, 통고처분 7건)을 받았다.
▲ 대형 F&B 프랜차이즈 D사, 가격을 올리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이익을 취했다. 원재료 매입 과정에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넣어 이익을 분여하고, 계열사의 홍보비 20여억 원을 대납하는 등 법인소득 700억 원을 탈루해 200억 원 상당을 추징당했다.
▲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E사, 원두가격 상승을 이유로 커피 가격을 인상했으나, 정작 사주 일가에 가공급여 등으로 20억 원을 유출했다. 사주 자녀가 부동산·주식 취득자금 40억 원을 지원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함께 적발돼 약 40억 원이 추징됐다.
이 외에도 공공기관 입찰담합 가담 업체가 비전담 연구원의 인건비를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로 허위 신청해 40억 원을 추징당했으며, 제품 가격을 수십% 올린 생필품 제조업체와 편법으로 가격을 인상한 유명 상조업체 등도 각각 수십억 원의 추징세를 부과받았다.
국세청은 물가안정이 민생의 최우선이라는 기조에 따라, 부당하게 폭리를 취하며 서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탈세자에 대해 엄정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지배력이 우월한 독·과점 업종, 담합 행위 빈발 업종, 민생 밀접 업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경제 여건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며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포착되면 즉시 세무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 집행 시 일시보관, 금융계좌 추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고의적 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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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