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사례 중 절반, 5년간 미발생 지역...철새 유입 많고 오리 폐사율도 높아
전국 일제 집중소독·점검...계란·닭고기 가격 강세에 선제적 수급 대책 추진
1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0월 17일부터 이날까지 가금농장 등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총 27건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면 충북 9건, 경기 6건, 전남 5건, 경북·충남 각 2건, 전북·강원·울산 각 1건 등이다.
특히 27건 중 절반 수준인 13건은 지난 5년간 발생하지 않았던 곳에서 발생했다.
아울러 고병원성 AI 발생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철새 유입이 지난해보다 17% 많은 수준으로 조사돼 중수본은 올해 발생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야생조류 확진 사례는 올해 10월 이후 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건)의 3.9배다.
또 과거와 달리 오리에서 폐사율이 높고 전파력이 강해 올해 바이러스는 예년에 비해 병원성이 강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중수본은 가금 사육농장 내·외부 및 관련 시설·차량 등에 존재할 수 있는 오염원 제거를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4주간 일제 집중소독기간을 운영 중이다.
중수본은 소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자체 및 농협의 가용 소독자원(955여 대)을 총 동원해 철새도래지 주변 도로와 가금농장 진입로 등을 집중 소독하고 있으며 과거 발생이 많았던 산란계 특별관리지역 16개 시·군에 대해서는 농장에서 희망하는 경우 농장 외부소독도 지원하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방역 취약 축종과 농장을 대상으로 392개 현장점검반을 통해 특별 단속을 시행하고 5일부터 18일까지는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검사를 실시한다.
또 축산계열화사업자가 계약사육농가의 방역관리를 위해 차단방역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용토록 추진할 계획이다.
계약사육농장에 대한 방역 교육과 점검이 미흡할 경우 사업자에 부과하는 과태료를 상향하고 사업자의 점검 관련 내용을 지자체에 통보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위탁농가의 살처분 비용을 지자체와 사업자가 분담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아울러 중수본은 농장 간 수평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나주·영암·부안·고창 등 고위험지역을 사전에 발굴, 선제적으로 강화된 방역조치를 수행 중이다.
최근 청주와 미호강 지역에서 AI가 연달아 발생함에 따라 위험도 평가를 통해 살처분 범위를 확대·조정한 바 있다.
중수본은 나주 등 고위험지역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판단되면 살처분 범위를 조정할 계획이다. 고위험지역에서 AI 발생 시에는 검사주기도 단축하기로 했다.
또 현장 관리를 위해 농식품부와 시도 관계관 합동 특별방역단을 구성해 고위험지역 내 지자체 방역 추진 상황과 가금농장에 대한 지도 및 점검을 실시한다.
아울러 중수본은 계란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산란계에 대해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산란계 밀집단지 10곳과 대형농장에 통제초소를 설치해 출입차량과 사람을 통제하고, 가용한 소독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집중소독을 실시 중이다.
타 산란계 농장으로의 수평전파 차단을 위해 발생농장 방역대(10km) 내에 위치한 산란계 농장의 경우, 농장 전담관이 농장별로 계란 상차 및 환적 이행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외부 계란 수집차량은 산란계 농장 내 진입을 금지하고 농장별로 전용 계란운반차량을 지정해 운영하도록 했다.
중수본은 최근 AI 확산을 우려하는 수급 불안심리 등으로 인해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선제적인 수급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함께 유통업체의 계란 사재기 등 부당이득 추구행위를 단속하고 병아리, 계란 등을 할당관세 품목으로 지정했다.
또 계란 가격과 수급 상황이 악화할 경우 공급 감소분을 즉시 공급하기 위해 신선란을 수입하고 산란계 병아리와 종란 수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정부, 지자체, 농가 등 관계자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는 등 최선의 방역 노력을 다하면 산발적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월에는 축산농가가 자율적으로 농장 내 사람·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고압분무기 등 소독장비가 동파되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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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