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도시재생뉴딜 기록화사업 ‘굴포천’ 자료집 발간


‘부평 역사의 굴곡’ 담은 굴포천에 흐른 기억의 궤적


부평구(구청장 차준택)는 지역의 중요한 자산인 굴포천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록화 내용을 정리한 ‘굴포천’ 자료집을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자료집은 부평구 도시재생사업으로 도심의 큰 변화를 앞둔 시점에 지역 자산을 발굴·보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록해 부평의 미래유산으로 자료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구는 굴포천의 역사와 수계, 도시변천사, 생활사적 관점에서 관련 자료수집 및 목록화, 전문연구, 구술 채록, 사진, 굴포천 변 주택 실측조사 도면, 보존물품 등 다양한 기록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물을 종합해 부평구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와 인근의 굴포천을 둘러싼 다양한 유산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굴포천

굴포천은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해 부평 도심과 부천시, 계양구를 거쳐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에서 한강과 합류하는 국가하천이다. 굴포(掘浦)는 ‘판개(파서 만든 개울)’라는 순우리말에서 나온 한자어로 사람의 힘으로 파서 만든 인공 하천이라는 뜻이다.

전통시대 굴포천의 수계는 원통산(만월산)과 산곡동 및 청천동의 경계에 있는 원적산에서 시작된다. 두 하천은 갈산동에서 합수한 후 동쪽 서운동까지 흘러 계양구 효성동에서 발원한 장천계와 다시 합수한다. 이 물길은 서운일반산업단지 부근의 대교포를 향해 북상하고, 동양동에 이르러 계양산 북록에서 발원한 냉수정천과 합류한다. 이어서 물길은 심하게 곡류하며 굴포교를 지나 김포시 고전면 전호리에서 한강에 유입된다.

굴포천 변화의 시작은 1923년 부평수리조합이 설립되면서부터이다. 부평수리조합 공사를 통해 굴포천을 중심으로 동부간선수로와 서부간선수로가 축조되고 굴포천 중·하류 물길이 정비됐다.

1937년 인천시가지계획 발표 이후 부평에서 경인시가지계획이 추진되면서 ‘공업용지조성 및 주택지 경영사업’과 ‘토지구획정리사업’이 또 한 번의 변화를 가져왔다. 굴포천과 연결된 하천의 수로를 정리하는 정지(整地)작업도 그 일환으로 추진됐다.

광복 후 1969년 부평3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에는 청천동과 갈산동 일대 공장 부지 및 택지 조성, 도로 건설과 수로 정비 등의 사업이 포함됐다. 이 사업으로 신진자동차 공장 부지를 가로지르던 청천천 물길의 정리가 이뤄졌다. 1980~90년대에는 갈산·삼산지구 택지개발과 함께 ‘굴포천 치수종합대책’에 따라 굴포천 물길이 정비됐다.

부평의 도시화에 따른 생활오수와 산업 폐수 방류는 하천 오염을 야기시켰다. 악취로 인한 주민의 불편 해소와 효율적인 도시 정비 방식의 하나로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굴포천 상류부를 복개해 도로와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2000년대 들어 부각된 환경에 대한 인식과 2015년 환경부에서 추진한 통합·집중형 오염하천 개선사업에 굴포천이 선정되면서 마침내 굴포천 상류부 복원사업에 동력을 얻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 부평구는 ‘부평구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해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부평구청에 이르는 원통천 1.5㎞구간에 생태하천을 복원하고, 이를 포함한 대상지의 보행환경 개선과 원도심 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굴포천은 전통시대 농경사회와 근대 이후 공업화·산업화에 따른 도시변천을 아우르며 부평구민의 삶과 역사를 대변하는 부평의 지역 자산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부평구 도시재생 기록화사업

부평구는 ‘부평11번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며 기록화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4년여에 걸쳐 추진해 온 사업은 도시재생사업의 진행 과정을 비롯해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기록화하는 사업이다.

이번 굴포천 기록화사업은 도시재생사업과 굴포천 복개구간 복원에 따른 대상지 내 굴포천을 중심으로 도시의 변화와 기억을 체계적으로 수집·기록해 부평의 도시역사를 자료화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노력한 결실이다.

기록화사업은 역사학자인 신주백 전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소장과 전쟁사 연구자인 전갑생 서울대 객원연구원, 사회적기업 ‘모씨네 사회적협동조합’이 참여했다. 전문논고에는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과 김정아 부평역사박물관 학예총괄팀장이 참여했다.

이와 함께 굴포천 현황 드론사진과 영상촬영 및 관련 주민과의 인터뷰를 통해 굴포천과 관련된 기억을 기록했다. 본 기록화사업에 앞서 부평구는 철거되는 굴포천 변 주택 3곳을 대상으로 실측도면을 작성하고 보존물품을 수집해 관련 내용을 보존하고 자료화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현장에서 수집한 보존물품들은 상량문이 적힌 종도리 부재, 시멘트 기와 등 15건 23점이다.

어떤 내용 담겼나

기록화사업의 결과물을 담아낸 이번 자료집은 크게 9부로 구성돼 있다.

1부~2부는 사업개요와 연구·조사 방법 등을 기술했고, 3부에서는 굴포천과 도시 부평의 변화를 통해 역사의 흐름 속에 변화해 온 부평의 도시변화사와 굴포천의 역사 및 수계를 정리했다.

이어 4부에서는 굴포천(원통천)을 중심으로 전개된 부평구민의 주거 및 일상과 굴포천변 문화유산을 살펴보았다. 5부에서는 굴포천 관련 국내·외 자료를 수집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료를 발굴하고 이를 목록화 및 해제해 향후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6부는 굴포천 인근 주민의 구술기록을 수록해 주민의 기억에 남은 굴포천의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 7부 연구결과에 이어서 8부와 9부에서는 부평구청에서 제공한 과거의 굴포천 모습과 더불어 현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사진자료를 수록하고, 굴포천변 주택 철거 전 수집한 보존물품을 목록화했다.

조사 과정에서 발굴된 미군 항공사진 등은 굴포천 발원지부터 캠프마켓과 인근 지역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큰 성과다.

이번 기록화사업을 책임진 황순우 부평구 도시재생뉴딜사업 사업총괄코디네이터는 “우리의 역사와 삶의 흔적을 보존하고, 잊혀진 장소와 공간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기억을 수집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기억은 공유하게 될 때 콘텐츠가 되고 ‘재생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굴포천 기록에서 많은 물길의 변화가 있었듯이, 앞으로 극심한 기후변화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굴포천 역사의 궤적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준택 구청장은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굴포천 기록화사업으로 부평의 도시와 굴포천 수계의 정리 및 역사적 실체에 더욱 다가서는 자료들을 얻게 됐다”며 “또 하나의 큰 변화를 앞둔 굴포천 상류 지역과 여기에서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2024년까지 굴포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력적인 보행공간을 조성해 일상에서 도심 속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시 환경을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기록화 내용은 지역주민과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며, 앞으로도 부평 지역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평구 도시재생뉴딜 기록화사업 굴포천 자료집은 이달 초 지역에 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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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