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미래성장 이끌 ‘그린바이오’…5년내 10조원 규모로 키운다

[알면 도움되는 정책상식] 그린바이오

정부가 지난 2월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신소재 등을 개발하는 농식품 분야의 고부가가치 신산업인 ‘그린바이오’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린바이오 산업은 농업생명자원에 생명공학기술(BT) 등을 적용해 농업과 전·후방산업 전반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을 말한다. 종자(디지털육종 기술 기반), 미생물 비료·농약·사료첨가제, 곤충소재, 식물백신, 기능성·대체 식품, 바이오 디젤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6일 경기 수원시 CJ제일제당 바이오식품통합연구소를 방문,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그린바이오 신산업 관련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에 따르면 그린바이오를 통해 화석연료 기반 생산을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해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종자 분야에서 염기서열 정보를 활용한 분자표지 방식은 작물을 재배하지 않고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 품종 개발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적용한 디지털 육종으로 통상 10년 걸리는 육종기간이 3~5년까지 단축될 수 있다.


또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농약 개발로 잔류농약의 안전성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고 화학농약의 감축도 가능해진다. 이는 생물다양성협약 등 화학농약을 감축해야 하는 최근의 환경변화와도 부합한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곤충을 대량 생산해 사료·식품·화장품 등에 사용하는 신소재 산업을 확대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가공식품 등을 곤충의 먹이원으로 재활용해 자원순환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같은 그린바이오 산업의 세계 시장은 2020년 약 1조 20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6.7%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국내시장은 2020년 5조 4000억원 규모로 세계시장 대비 0.3%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산업화를 촉진하고 혁신기술과 인력을 양성해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 규모를 지난 2020년 5조 4000억원 규모에서 2027년까지 2배 수준인 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분야 수출액도 2020년 2조 7000억원에서 2027년 5조원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유니콘 기업도 지난해 1곳에서 2027년 15곳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우선 농식품부는 이 분야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린바이오 전용 펀드 규모를 2027년까지 1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정책금융 등 다양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린바이오 전문 투자기관을 연계, 창업 자금·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대·중견-벤처 연계 프로그램으로 제품화 지원에도 나선다.



그린바이오 산업의 범위(예시).


또 종자, 미생물, 동물용의약품, 곤충, 천연물, 식품소재 등 6대 분야에서 산업 거점인 ‘그린바이오 허브(가칭)’를  두고 이를 중심으로 기업의 제품 평가, 실증 등 상품화 과정을 종합 지원한다. 그린바이오 소재를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해 올해부터 원료 작물 전용 첨단농장 2곳을 구축하고 2028년까지 소재 생산과 실증 등을 자동화·고속화한 바이오파운드리 시설을 만든다.


그린바이오 분야와 관련한 두뇌한국21(BK21) 교육연구단과 R&D 사업 등을 통해 연구인력을 육성하고 계약학과, 융합학부, 특수대학원 등을 통해 산업인력을 육성할 방침이다. 바이오 데이터 코디네이터, 안전생산관리사 등 새로운 유형의 인력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린바이오 규제혁신 등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플랫폼도 구축한다. 기업, 정부,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그린바이오 산업 발전 협의회’를 구성해 규제혁신, 정보공유 및 기업 간 연계 강화 등 민관이 협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그린바이오산업 육성법(가칭)을 제정, 안정적인 정책 추진을 뒷받침하고 국내·외 산업 통계를 일관성 있게 정비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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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