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회계제도 보완방안…감사인 직권 지정 사유 27개서 16개 완화
내년 시행 예정이던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의 내부 회계 감사가 5년 늦춰진다.
또 감사인 직권 지정 사유도 27개 중 16개를 없애거나 완화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회계제도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신뢰성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해 회계처리를 사전에 규정된 절차와 방법에 따르게 하는 내부통제시스템이다.
금융위는 최근의 경영실적 악화 등을 고려해 자산 2조 원 미만 중소형 상장사에 대해서는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시기를 2029년까지 5년 유예하기로 했다.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자본시장과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도입 준비를 대부분 마친 점을 고려해 계획대로 올해부터 도입한다.
다만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 유예를 신청한 기업에 한해 최대 2년 동안 유예를 허용한다.
또 연결 내부회계 감사의견 공시기업에 대해서는 별도 내부회계 감사의견 공시의무를 면제한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연결 내부회계 외부감사가 시행되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내부회계 감사 범위가 연결기준으로 일원화되며 2년간 계도 위주로 감리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상장사 감사인 지정 제도도 보완한다.
금융위는 회계 부정 위험 등 지정 사유가 발생하면 정부가 직권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앞서 2017년 직권 지정 사유를 11개에서 27개로 확대했는데 지정 사유 간 중복내용이 있고 경미한 감사 절차 위반도 지정 사유로 등록해 상장회사 지정 비율이 과도하게 증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회계 부정과 관련성이 낮거나 경미한 감사 절차 관련 지정 사유 16개를 폐지·완화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무기준 미달과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 사유는 지정 사유에서 폐지되며 단순 경미한 감사 절차 위반은 과태료 등으로 전환된다.
주기적 지정제와 관련해서는 지정 감사인의 권한남용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거래소 내 중소기업회계지원센터를 지정 감사인과 기업 간 분쟁조정기구로 활용해 감사인 권한남용행위 적발 시 정부에 지정취소·관계자 징계를 건의하도록 한다.
또 상장회사 지정감사 시 산업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감사팀을 구성한 회계법인에 대해 불이익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주기적 지정제는 시행 후 3년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까지 정책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불충분한 점을 감안해 당분간 유지하되, 정책효과 분석을 위한 데이터 확보 시점에 개선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표준감사시간도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표준감사시간은 감사인이 감사투입시간을 결정하는 데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일반적·평균적 감사시간(업종별)으로, 3년에 1번씩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를 통해 재조정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표준감사시간이 법정 최소감사시간이 아님에도 일부 지정 감사인들이 개별회사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표준감사시간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과도한 감사보수를 요구한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인회계사회 회칙 및 행동강령 등 관련 규정에서 표준감사시간이 강행규범으로 오인될 수 있는 관련 조항은 폐지해 가이드라인으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한다.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15명)의 중립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동안 공인회계사회장이 추천한 ‘회계정보이용자’ 위원 규모를 4명에서 2명으로 축소하고, 추천기관을 공인회계사회장에서 금감원으로 변경한다.
이는 공인회계사회장이 위촉한 회계업계 5명·정보이용자 4명 위원과 금감원 위원(1명)만으로 기업계(5명) 참석 없이도 회의 개최 및 결의가 가능하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이다.
감사인이 충분한 설명 없이 과도한 감사예정시간을 책정하고 높은 감사보수를 요구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감사인이 감사시간 산출내역 등 세부사항에 대해 기업과 합의한 후 합의내용을 금감원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한다.
금융위는 주요 회계제도 보완방안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하위 규정개정을 통해 추진 가능한 사항은 연내 마무리하고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도 조속한 입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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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춘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