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무좀이 이제는 사계절 내내 현대인을 괴롭히는 고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이들이 발가락 사이의 가려움이나 껍질이 벗겨지는 증상을 단순한 위생 문제나 컨디션 난조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무좀은 엄연한 피부사상균(진균) 감염 질환이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자신의 몸속에 곰팡이 배양소를 허용하는 미련한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또한, 무좀의 진짜 무서움은 그 강력한 전염성에 있다. 나 혼자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고 수건이나 발 매트를 통해 가족 전체로 번진다. 심지어 발가락 사이에서 시작된 균은 손발톱까지 침투해 조직을 변형시킨다. 사소한 가려움을 무시한 대가는 가족 전체의 위생 안전망을 무너뜨리는 혹독한 결과로 돌아온다.
무좀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환자 스스로 내리는 성급한 완치 판정이다. 며칠 연고를 바른 뒤 가려움이 가라앉으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곰팡이 균은 끈질기다. 피부 표면의 증상이 사라졌을 뿐, 균은 각질층 깊숙이 숨어 재발의 기회를 노린다.
뿌리를 뽑지 않은 치료는 결국 만성화를 부른다. 발바닥이 두꺼워지는 각화형 무좀이나 발톱이 부스러지는 손발톱 무좀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최소 2주 이상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는 오만함이 무좀을 '평생 가는 병'으로 낙인찍는다.
특히 당뇨 환자나 노약자처럼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 무좀은 치명적인 합병증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무좀은 2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무좀 관리는 발가락 사이를 닦는 행위를 넘어, 내 몸의 면역 체계를 세우는 건강 관리의 척도가 되어야 한다.
무좀은 감추어야 할 수치스러운 비밀이 아니라, 즉시 척결해야 할 질환이다. 가려움과 각질을 견디며 일상의 불편을 감내하는 것은 인내가 아니라 방치다.
지금 당장 양말을 벗고 자신의 발을 대면하라. 붉게 변한 피부와 하얀 각질이 말을 걸고 있다면, 이제는 소중한 내 몸과 가족을 위해 제대로 된 치료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다. 사소한 습기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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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